카카오톡과 라인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양대 라이벌이다. 현재(8월 둘째주 기준) 가입자수는 각각 5,700만과 5,600만 명.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듯 하지만 사실 '경쟁'이라고 하기엔 어색한 측면이 있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라인은 일본에서 각각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상황. 이런 가운데 최근 새로운 격전지가 등장했다. 진검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이다.
지난 17일 라인의 운영업체인 NHN은 블랙베리용 라인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블랙베리는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라인 관계자는 "블랙베리 사용자가 많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은 현재 태국 앱스토어시장의 전체 유료앱 순위에서 1~2위에 꾸준히 오를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인과 연동해 쓸 수 있는 라인 카메라, 라인 버즐 등 앱 4개는 전체 무료앱 순위에서 5위권에 올라있다. 태국에서는 지난달부터 이동통신사 AIS와 제휴를 맺고 AIS 마스코트인 '운자이(AunJai)' 스티커를 안드로이드폰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라인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하루 사용하는 운자이 스티커가 200만개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물론 (주)카카오의 메신저인 카카오톡도 이에 앞선 5월 동남아에서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을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출시한 뒤 이 지역에서의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류 열풍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통해 한류스타 컨텐츠를 구매하기 위해 앱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두 회사 모두 동남아 시장의 정확한 가입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대략 300만~4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국내 모바일 시장과 달리 동남아 지역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한국 메신저에 대해 우호적인 유리한 환경"이라며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두 회사의 진검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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