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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변호인단은 MB정부 단골 로펌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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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변호인단은 MB정부 단골 로펌 '바른'

입력
2012.08.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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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른'이냐?"

부실 저축은행에서 수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상득(77ㆍ구속기소) 전 새누리당 의원의 변호인단에 박철(53ㆍ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 등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 5명이 대거 이름을 올리자 나온 말이다. 현 정부 내내 대통령 측근 관련 송사를 도맡았던 바른은 이번엔 대통령 친형의 소송을 맡아 '정권과 처음과 끝을 함께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바른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대통령 당선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대선 당시 이슈가 됐던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 사건에서 이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변호를 맡으면서부터다. 바른은 이 대통령 당선 직후 불거진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의 공천로비 사건도 맡았다. 지난해에는 정권 실세로 꼽혔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의 부산저축은행 뇌물수수 사건을 맡았는데, 당시 투입된 변호사만 해도 13명이다. 이 대통령의 측근들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인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1심 재판에는 바른 변호사 10명이 참여했다. 2008년부터 이 대통령의 정책자문위원을 맡았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판의 1심을 맡아 집행유예를 이끌어낸 것도 바른이다.

바른은 홈페이지에 '고위공직자 형사소송'을 따로 소개할 정도로 정권 비리 사건에 강점을 보였다.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집행정지 신청 사건, 2009년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청구 사건에서도 정부 측 변호를 맡아 현 정부를 정치적으로 도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바른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서는 아예 증거인멸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지난 3월 강훈(58ㆍ사법연수원 14기) 바른 대표변호사가 "(검찰에) 수사를 억지로 고만 좀 해달라고 해서 억지로 끝냈다"고 말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바른은 2010년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과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의 변호를 맡는 등 사건 뒷수습을 총지휘했다. 현재는 김충곤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장이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의 변론을 맡고 있다.

바른 소속 변호사들 중엔 유독 '이 대통령 사람'이 많다. 강훈 변호사는 2008년 초대 법무비서관을 맡았고, 바른에서 6개월 간 7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가 감사원장 후보에서 낙마한 정동기 전 민정수석도 이곳 소속이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도 한때 바른에 적을 뒀다.

반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악연이라면 악연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계기가 된 박연차 게이트에서 박 전 회장 측의 변호인이 바른이었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를 맡았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은 퇴임 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바른은 이 대통령 집권 뒤 크게 성장했다. 1998년 변호사 5명으로 시작했던 바른은 2005년까지 변호사 수가 20여명에 불과했으나, 최근엔 변호사 및 변리사 등 전문인력이 300여명에 달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정부 들어 정부 관련 소송을 여럿 맡아 이름을 알린 것이 바른이 대형 로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대통령의 친형까지 구속되는 시점에 정권과 함께 황금기를 누렸던 바른의 명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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