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박준영 전남지사가 21일 후보 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로써 25일부터 전국 순회 일정에 돌입하는 민주당 후보 경선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등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박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 교체를 실현하려는 국민의 엄숙한 명령과 당원 동지의 간절한 여망을 실현하고자 경선에 참여했으나 이 순간부터 활동을 중단한다"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지사는 "경선이 조직 동원선거로 흘러가고 있어 깨끗한 정치, 돈 안 드는 선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전북 출신인 정세균 후보와의 단일화 얘기가 정가에서 나돈 적이 있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박 지사가 사퇴 후 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박 지사는 '박 지사 지지자들이 정 후보를 지지하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알 수 없다. 지역적인 연대보다는 가치와 정책을 공유할 필요가 있고 그런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피해갔다.
박 지사의 후보직 사퇴로 그의 텃밭인 광주ㆍ전남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당내에서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무래도 같은 호남 출신의 정세균 후보가 이득을 보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박 지사가 그간 '참여정부 인사 필패론'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손학규 후보 쪽에도 적잖은 표가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후보 측 최재성 의원은 "당초 단일화 직전까지 갔는데 우리 쪽에 지지가 모이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며 "두 사람이 예비경선 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왔고 결론이 잘 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 후보 측도 "박 지사의 지지층은 친노 세력에 반감이 깊은 호남 토박이 세력"이라며 "비 문재인 후보중 선두를 달리는 우리 쪽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두관 후보 측도 "박 지사가 경선 출마하기 직전까지 김두관 지지선언을 하기로 얘기가 진행됐을 정도로 관계가 깊다"고 친분을 강조했다.
하지만 박 지사의 지지율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그의 후보직 사퇴가 전체 판세에 과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문 후보 측은 "누굴 지지해도 상징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며 "호남은 정권교체를 원하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를 이길 상대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던 부산 출신 3선인 조경태 의원이 이날 김두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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