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병설이 돌던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5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외신은 베레켓 사이먼 에티오피아 공보장관이 "해외에서 치료를 받던 멜레스 총리가 20일 밤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멜레스 총리가 최근 건강을 되찾았지만 19일 갑자기 감염 증세가 나타난 뒤 숨졌다"고 말했다. 치료 장소와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BBC방송은 멜레스가 벨기에나 독일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총리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멜레스의 중병설은 지난달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그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부터 나왔다. 멜레스 총리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6월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였다.
반군 지도자로 활동하던 멜레스는 1991년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군사정권을 축출하면서 권력을 잡았으며 1995년부터는 총리로 재직했다. BBC방송은 멜레스가 엄격하고 열심히 일하며 거의 웃지 않는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외신은 멜레스가 친미 노선을 걸었으며 에티오피아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고 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멜리스는 미군의 무인공격기 기지를 에티오피아에 설치하게 하는 등 동아프리카에서 미국의 동맹 역할을 했으며 미국은 에티오피아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을 했다. 멜레스의 주도로 에티오피아는 최근 10% 이상의 성장을 이어왔다. 멜리스는 한국을 모델로 삼아 정부 주도 경제 개발을 추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장기집권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등한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05년 선거에서 야당의 선전이 예상되자 멜레스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집회를 금지했다. 이때 폭력사태로 2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투옥됐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