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반세기 전 미국 적십자사의 외국학생미국방문프로그램(VISTA)에 참가했던 친구들과 다시 만난다. 반 총장은 26(현지시간), 27일 VISTA 미국방문 50주년 기념 재회행사를 워싱턴과 뉴욕에서 갖는다.
먼저 반 총장을 비롯한 당시 VISTA 참가 학생 및 가족 53명은 26일 워싱턴의 미 적십자사 본부에서 개최되는 환영행사에서 조우한다. 반 총장은 VISTA 친구들과 함께 50년 전 들렀던 백악관과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후 뉴욕으로 가 유엔본부를 시찰하고 반 총장 집무실에서 유엔 활동을 토론한다.
50년 전인 1962년 8월 반 총장은 42개국에서 선발된 102명의 학생들과 함께 미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당시 10명씩 조를 이뤄 각 지역 적십자 본부를 방문했으며, 반 총장이 속한 조는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 지역을 방문했다. 반 총장은 "관광도 하고 소풍도 가면서 미국의 풍물을 배웠다"며 "자동차를 탄 채 영화 구경을 하는 드라이브 인 극장이 인상 깊었다"고 회고했다. 백악관을 방문,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을 면담한 경험은 반 총장이 평생 공직에 몸담을 결심을 하게 했다. 그때 102명의 학생들은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하고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수줍음이 많던 반 총장은 뒷줄에 서 얼굴을 살짝 내민 모습이 촬영됐다. 지금은 고인이 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반 총장이 사무총장에 당선된 뒤 VISTA에 참가한 반 총장의 사진과 당시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은 액자를 증정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묵은 민박집의 패터슨 할머니와 아직까지 소중한 인연을 지켜 미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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