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이 해외에 설치한 공관 중에서 유일하게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는 미국 워싱턴 소재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이 102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21일 "일제가 1910년 강제 매각해 현재 미국 민간인이 소유한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350만달러(약 40억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이 지난 5월부터 매입 협상을 진행해 문화재 긴급매입비로 사들였으며, 현대카드(대표 정태영)가 부동산 수수료 3억원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1877년 건립된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은 백악관에서 북동쪽 방향,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로건 서클 역사지구에 있으며, 지하 1층 지상 3층의 빅토리아 양식 건물이다. 조선 왕실은 1891년 11월 자주외교를 펴기 위해 당시로는 거금인 2만5,000 달러를 들여 이 건물을 매입, 대한제국 말까지 주미 공사관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1905년 11월 을사늑약 이후 관리권을 일제에 빼앗겼고, 한일강제병합 2개월 전인 1910년 6월 일제의 강압으로 5달러에 일제에 넘어갔다. 이후 미국인에게 10달러에 다시 팔린 후 소유자들이 계속 바뀌었다. 재미동포 사회는 공사관 재매입을 위해 1997년부터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2010년부터는 서명운동을 벌여 왔다.
매입 가격에 대해 문화재청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 매입 의사를 밝혔을 때 소유주가 600만 달러를 불렀으며, 이번 매입 협상에서도 4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을 볼 때 350만 달러가 그리 높은 액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경환 문화재정책국장은 "주미 공사관 매입을 계기로 해외의 역사적 기념물에 대한 보존ㆍ활용정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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