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전자제품의 3분의 1이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전자제품 강국의 수출품을 다 합쳐도 못 따라갈 정도로 격차가 커졌다.
21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자제품 수출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34.2%에 달한다. 한국(5.8%), 일본(5.6%), 대만(3.2%) 등 동북아 3국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다. 백색가전, 소형가전, 컴퓨터와 주변기기 분야에선 중국산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최대 5배 이상 높다. 금융위기로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소비시장이 얼어붙은데다 신흥국가들의 중국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탓이다.
중국은 전자응용기기, 의료전자기기 등 고급기술 전자제품 분야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10년 전 2.3%에 불과했던 중국산 고급기술 전자제품 비중은 지난해 23.3%로 치솟았고, 미국에선 44.3%나 됐다. 우리나라의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중국의 부상은 전자왕국 일본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거의 모든 제품이 밀렸을 뿐 아니라 그나마 일본이 자랑하던 의료전자기기(점유율 8%)마저 2009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9%)에 뒤졌다.
남효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의 원가 및 규모 경쟁력을 고려할 때 일본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산업환경을 저비용 구조로 바꾸고 인력, 인프라, 정보네트워크 정비 등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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