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진원지는 30~40대 해외파 출신 2세 경영인들. 지금까지 국내 가구업계는 1990년대 전후해 소규모로 사업을 시작해 자수성가를 이룬 1세대들이 이끌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에서 경영과 공학 등을 공부한 2세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 해외 진출 및 신상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의자 전문 제조기업 듀오백코리아를 이끄는 정관영(40)대표. 200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창업자 정해창 회장과 공동 경영해 오다 정 회장이 지난 6월말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단독 경영에 들어갔다. 호주 그리피스대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1999년 듀오백 코리아의 전신인 해정산업에 입사,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그는 최근 리바트에 자사의 신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등 기업 간 거래(B2B)시장에도 진출했다. 10월에는 의자 새 모델인 듀오백 2.0(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말 교육분야 자회사 DBK에듀케이션을 설립, 올해 초 온라인으로 청소년의 진로를 상담해주는 시스템인 '투모라이즈'도 시작하는 등 가구 이외의 분야로도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룸 등을 계열사로 둔 퍼시스의 경우도 2세 경영의 발판이 마련됐다. 손동창 회장이 지난 6월 장남 손태희(32)씨가 경영기획실장으로 있는 의자전문 계열사 시디즈에게 퍼시스의 최대 주주 자리를 넘겨준 것. 미 매사추세츠 공대(MIT)를 나온 손 실장은 2010년 8월부터 시디즈에 입사했다. 손 실장은 지난 5월 중국 최대 사무가구 회사 오로라와 합작법인을 중국에 설립키로 합의했다.
코아스를 이끄는 노재근 회장의 장남인 노형우(35) 경영생산본부장도 올해부터 협력업체 간담회를 주최하고 미국 조달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등 회사의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학위를 받은 노 본부장은 2008년 입사, 지난해 7월부터 회사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외국물을 먹은 2세 경영인들이 속속 경영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해외진출 등 가구업계의 공격경영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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