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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대선 후보 박근혜/ 전직 대통령 자녀가 첫 대통령 후보에…박정희는 빛이자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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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대선 후보 박근혜/ 전직 대통령 자녀가 첫 대통령 후보에…박정희는 빛이자 그늘

입력
2012.08.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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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60) 새누리당 후보는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자녀로서 처음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가 1998년 정치를 시작할 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그가 가진 정치적 자산의 전부였지만 그 뒤 '원칙과 신뢰'이미지,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라는 자산을 쌓으면서 정치인 박근혜로 자립했다. 그는 헌정 사상 최초의 유력 정당 여성 대선 후보이기도 하다. 그가 대권 재수에 성공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건국 이후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父女)가 모두 대통령이 되는 또 다른 기록을 쓰게 된다.

박 후보가 대권 꿈을 이루기 위해선 아버지와 과거사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입장을 밝히고, 불통 이미지를 덜어내야 할 것이다. 여권 내에선 "박 후보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려면 박 후보 본인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18년간 청와대 생활 …18년 간 칩거

1952년 2월 대구에서 태어난 박 후보는 아버지가 1961년 5ㆍ16 쿠데타에 성공해 63년 제5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영애'가 됐다. 그러나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1974년 흉탄에 서거하면서 박 후보의 화려한 삶은 끝났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그는 귀국해 어머니 대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그러나 5년 만인 1979년 박 전 대통령마저 총탄에 서거하는 비운을 겪었다.

18년 간 머물렀던 청와대를 떠난 뒤 박 후보는 무려 18년 간 칩거했다. 그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거나 각종 서적을 탐독하며 훗날을 준비했으며 지인들과 간간히 테니스 등을 즐기며 자기 관리를 했다. 그는 육영재단 이사장과 영남대학 이사 등을 거쳐 1998년 4월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당인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공천으로 당선돼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46세였다.

5선 관록 정치인 박근혜

박 후보의 정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재선에 성공한 뒤인 2000년 당 총재 경선에 출마해 이회창 총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여의도 정치의 전면에 등장했다. 2001년에는 당권ㆍ대권 분리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해 미래연합을 창당하고 대표직을 맡았다. 대선 도전의 꿈을 접고 2002년 복당한 박 후보는 2004년 3월 대표를 맡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 등으로 위기에 처했던 당을 구하기 위해 '천막당사'이전으로 배수진을 치며 총선을 주도해 예상 외의 성적을 냈다.

이후 2년 3개월 동안 당 대표를 지내면서 각종 선거에서 완승을 이끌어내 '선거의 여왕'이란 닉네임을 얻는다.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도중 괴한에 의해 얼굴에 칼을 맞은 뒤 병상에 누운 상황에서도 당시 경합을 벌어지던 대전 지역 판세를 물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게 패하면서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러나 현정부 내내 30~40% 안팎의 지지율로 대세론을 유지했고 2011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홍준표 대표가 사퇴하자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명을 바꾸는 등의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결국 새누리당이 4ㆍ11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과반 의석(152석)을 얻으며 승리함으로써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 후보는 유력 대선주자 입지를 굳혔다.

역사관·불통 이미지 해결이 열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명(明)이자 암(暗)이다. 박 후보의 오늘날을 있게 한 든든한 정치적 자산이면서도 동시에 그의 역사관 논란을 부른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5ㆍ16 쿠데타에 대해 2007년에는 '구국의 혁명', 지난달에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규정한 것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때문에 캠프 내부에서도 '박정희의 딸'에서 '대선주자 박근혜'로 보다 적극적인 입장 선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통 문제도 박 후보를 줄곧 따라다니는 약점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 이후 주요 당직을 친박계가 싹쓸이하면서 '사당화 논란'까지 더해져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는 확대재생산됐다. 그 연장선상에서 젊은층 지지가 취약하다는 점도 박 후보 캠프가 고민하는 대목이다.

반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던 5년 간 아버지 곁에서 간접적으로 접했던 국정운영 경험과 5선 의원을 지내고 당의 수장을 수차례 맡으며 당을 위기에서 구해낸 리더십 등은 국민에게 '준비된 대통령 후보'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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