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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시아 범죄학 대회'/ "초국가적 범죄 대응 사법공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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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시아 범죄학 대회'/ "초국가적 범죄 대응 사법공조 필요"

입력
2012.08.2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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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들은 발전하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빠르게 공조하고 있는데 정작 각국의 사법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죠."

20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아시아범죄학회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4회 아시아범죄학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선 태국 법학자이자 현직 검사인 파차라끼디아퍄 마히돌 공주는 초국가적 범죄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협력 및 공동연구 활성화를 촉구했다. 태국 국왕의 첫째 손녀딸인 마히돌 공주는 여성 수감자 처우 개선 프로그램 추진, 마약 및 조직범죄 수사 경력 등을 토대로 지난해부터 UN 범죄예방형사사법위원회(CCPCJ) 의장도 맡고 있다.

마히돌 공주는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각국은 역설적으로 초국가적 조직범죄에 취약해지고 있다"며 "각국이 범죄에 대한 공동의 쟁점과 문제의식을 수립해 조직범죄 및 인신매매, 마약범죄와의 전쟁이라는 힘든 싸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효과적이고 인간적인 국제 형사사법체계 구축,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상호 협력 등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마히돌 공주는 기조강연에 앞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 한국의 수사 및 연구기관이 적극적인 자세로 진실을 규명하고 자료를 구축하는 자세에 큰 호감을 느꼈다"며 "지난해 태국도 법무부 산하에 이와 유사한 태국사법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히돌 공주를 포함한 태국 정부 대표단은 지난해 6월 대검찰청 및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을 방문해 사법시스템 등에 관한 자문을 받았다.

이날 대회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학ㆍ범죄학자로 일탈행동 연구의 대가인 스티븐 메스너 미국범죄학회장도 참석했다.. 그는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 시민들과 달리 아시아 시민들은 가족 등 집단의 기대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데, 이 같은 차이가 범죄학 연구에 큰 밑거름이 된다"며 "앞으로 아시아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더 많은 범죄 및 사법 연구가 이뤄진다면 세계 범죄학 이론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상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마약 밀매 등 아시아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조직범죄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범죄인 인도나 형사사법 공조 등 전통적 협력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아시아국가 내에 다자간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유럽평의회의 사법협력체계 등을 모델로 제시했다.

아시아범죄학회는 2009년 마카오에서 창립대회를 가진 후 매년 인도 첸나이, 대만 타이베이에서 대회를 열었다. '성장과 안전, 아시아지역 범죄와 형사정책의 재조명'을 주제로 23일까지 열리는 서울 대회에서는 20개국 형사사법 전문가와 연구자 500여명이 참석해 220여편의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이날 개회식에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 김기용 경찰청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게리 루이스 UN 마약범죄사무국 아태지역 대표, 위르겐 슈톡 독일 연방형사청 부청장 등이 참석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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