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화재에 대해 경찰이 '전기 합선'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으나 용접 작업 등 또 다른 원인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일 국과수, 서울 종로경찰서,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의 합동감식에 따르면 작업현장 내 가설등 배선에서 전기 합선으로 구리선이 녹아 끊어진 단락흔이 발견됐다. 당국은 화재가 전기 합선으로 일어났다는 근거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합선이 일어난 가설등이 지하 2, 3층에 걸친 기계실 천장(높이 7.2m)에 설치돼 지하 2층 우레탄 작업현장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기 합선이 어떻게 멀리 떨어진 우레탄 폼 쪽으로 옮겨 붙었냐는 의문이 생긴다. 당국도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이나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현장에 차 있던 유증기가 전기 스파크로 폭발해 불이 확산됐을 수 있으나, 당시 폭발이 있었다는 증언은 없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도 "불이 난 뒤 합선으로 단락흔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화재 원인을 전기 합선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과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확한 화재 확산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사고 당일 우레탄 발포작업과 용접작업이 같은 작업장에서 진행된 것이 확인된 만큼 용접 불똥에 의한 화재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 화재로 현장에서 일하던 오모(48)씨 등 4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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