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회장 신영무)가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52년 8월 협회 인가 당시 변호사 수 200여명이던 변협은 2010년 등록 변호사만 1만명을 돌파했다. 군사독재 정권 당시에는 양심적 목소리를 내는 등 인권옹호의 최전선에 섰던 변협은, 최근 들어 변호사들의 이익집단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변협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고문 대책 공청회를 개최하고, 1987년 6월항쟁에서는 호헌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 이후 민주화가 제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변협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2001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1,000명까지 늘면서 변협과 변호사업계는 동시에 혼란에 빠졌다.
그나마 2004년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을 시작하는 등 일부젊은 변호사들이 과거 인권변호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변협은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인 듯 이날 창립기념행사와 함께 변호사대회를 열고 '변호사 공익활동의 성과와 개선 방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정원 변협 사업이사는 "변협 인권재단을 통해 향후 국내 사회적 취약계층은 물론 북한 인권활동가의 활동을 지원하고, 학교폭력 등과 관련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과 함께 미취업 청년들을 위한 지원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우리 변호사법은 모든 변호사에게 공익활동을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며 "변협 차원뿐 아니라 로펌 및 변호사 개인의 자발적인 공익활동 참여가 가능하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영무 변협 회장은 "변호사업계가 내외부적으로 위기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며 "위기를 돌파할 첫번째 길은 공익인권 분야에 변호사들이 헌신하는 것이며, 공익변호사들의 헌신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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