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는 런던 올림픽을 통해 조용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핵심 포지션은 라이트. 김희진(21ㆍIBK기업은행)이 황연주(26ㆍ흥국생명)를 따돌리고 여자 배구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막내' 김희진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4강 돌풍을 완성하기도 했다.
'미소녀' 김희진은 올림픽 이후 한층 성숙한 '숙녀'가 됐다. 그는 휴식을 취할 겨를도 없이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 참가했다. 기업은행의 에이스로서 팀의 첫 우승컵 도전에 앞장서고 있다.
'제2의 김연경'으로 불리는 김희진에게 "올림픽 이후 둘의 실력차가 좁혀진 것 같으냐"라고 묻자 그는 "이전보다 좁혀졌다. 하지만 그 차이가 워낙 커서…"라며 에둘러 부족함을 표현했다. 키185㎝, 몸무게76㎏의 체격조건인 김희진은 높이와 파워를 장점으로 국내 1인자를 노리고 있다. 런던 올림픽을 통해 기술과 정신적인 면 모두 향상된 그는 올 시즌 '김희진 시대'를 활짝 열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코트의 빈 자리가 이전에 비해 잘 보인다"며 달라진 시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롤모델 김연경에게 전수 받은 '코스 공략의 습관화'로 인해 스파이크의 질도 달라졌다. 그는 "(김)연경 언니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하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리고 연습을 할 때 같은 코스로 10번 이상의 스파이크를 때려 코스 공략에 집중하라고 했다"며 "블로킹에 걸렸을 때를 고려해 2차 공격도 항상 대비하라고 알려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전술과 전력에서 차이가 나면 중도에 경기를 포기하는 나쁜 습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를 언제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김희진은 지난 시즌에 이동 공격 1위(54.17%), 속공 2위(50.98%)로 기량을 검증 받았다.
라이트로서 김희진의 장점은 높이와 이동 공격 능력이다. 하지만 김연경 수준의 세계적인 라이트로 성장하기 위해서 스피드가 가미돼야 한다. 그는 "이동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그러나 좀 더 빨리 발을 움직여야 위협적인 공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황)연주 언니는 왼손잡이 라이트고 때리는 타이밍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나도 이동 공격과 높이 등의 강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기량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1인자 등극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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