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티켓이 57만원인 연세대 노천극장 야외오페라 '라 보엠'이 개막을 일주일 여 앞두고 공연 일정을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불황 여파로 티켓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공연 제작사 ADL은 "28일, 30일과 9월 1, 2일 공연하려던 '라 보엠'을 28일, 1일만 무대에 올린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소프라노 피오렌자 체돌린스, 테너 마르첼로 죠르다니가 출연하기로 돼 있던 공연은 취소됐다.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가 출연하는 공연만 그대로 진행된다. 오케스트라는 예정대로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맡는다. 취소된 공연 예매자는 전액 환불 받을 수 있고 원할 경우 28일, 1일 공연의 한 단계 높은 등급 자리로 교환 가능하다.
제작사에 따르면 취소된 20일 현재까지 30일과 9월 2일 공연 티켓 판매율은 10% 미만이다. 메인 캐스트가 출연하는 28일과 9월 1일 공연도 전체 7,000석 중 절반 정도만 팔렸다. 57만원인 VIP석 티켓은 80% 가까이 판매됐지만, 전체의 절반인 R석(45만원) 판매율은 30%에 불과한 상태다. 박평준 ADL 대표는 "불황, 폭염, 런던올림픽 등의 원인으로 티켓 판매가 저조해 공연 축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작사측은 "기대했던 기업 협찬도 예상했던 만큼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프랑스 오랑주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공연을 라이선스 형식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오페라 디바 게오르규와 지휘자 정명훈의 참여로 관심을 모았다. 2003년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한 '아이다'(VIP석 60만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고가의 티켓도 화제거리였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야외 공연은 오페라 마니아보다 야외 이벤트로 접근하는 수요자에게 더 매력적인데 이들이 선택하기에 가격 장벽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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