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뜨거웠던 무더위도 고개 숙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제 팀당 남은 경기는 33게임 안팎. 프로야구의 4강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는 시점이다.
삼성만이 '강력한 추격자' 두산을 뿌리 치면서 안정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게 됐다. 삼성은 기본 전력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이 특별히 돋보인다. 하지만 두산은 삼성전 3연패가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고, 무기력하게 패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산은 4위로 내려 앉았다. 어느 팀과 비교해도 짜임새 있는 전력이었는데 마운드가 흔들리다 보니 전체적인 안정감까지 떨어졌다. 다만 공수에서 분위기 메이커인 손시현의 복귀가 팀에 활력소가 될 듯해서 다행스럽다.
SK는 5연승의 파죽지세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1점차의 승리를 지키는 저력을 과시하며 쾌주하고 있다. 8월에만 12승4패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투타의 불균형으로 부진했던 롯데는 주말 넥센전을 위닝 시리즈로 이끌며 상당 부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또 한두번 닥칠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의외의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롯데는 유먼을 제외한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 걱정이다.
현재 상위 4개 팀은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도 투타 모두 10위권 이내 올라 있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듯 하다. 선수들에겐 팀을 위한 헌신적 자세가 더욱 요구된다.
올해 프로야구의 종착역도 머지 않았다. 지금부터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최대의 난관을 극복하려면 선수 각자 고도의 집중력으로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마운드의 안정적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 각 팀마다 제5선발까지 내정된 상태지만 실제로는 1~3선발을 제외 하곤 상대 타자를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함이 현실적 문제다. 이젠 매 마운드 운영을 비상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 고비다. 다소 변칙적인 운영도 과감히 실시해야 할 때다. 투수 로테이션이란 선수 보호를 위한 기본적 조치이지만 궁극적으로 팀 성적을 위함이다. 투수들 역시 비장한 마음으로 멋진 마무리를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선발 투수들을 전방위로 가동하는 비상시의 마운드 운영으로 필승 전략을 만들어가야만 가을 축제 참여와 더불어 한국시리즈 챔피언의 길이 열릴 것이다.
한국일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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