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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4개월 뒤 누가 웃나, 연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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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4개월 뒤 누가 웃나, 연대에 달렸다

입력
2012.08.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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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밤에 어느 후보가 활짝 웃게 될까?"

지난 주말에 한 친구가 물었다. 대선을 꼭 4개월 앞두고 있지만, 아직 대결 구도도 정해지지 않았다. 'D-121일'이란 이정표만 보일 뿐 대선 가도는 오리무중이다. 정치부 기자라고 해서 선거 점쟁이가 될 수는 없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야권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각각 50%쯤 되겠지."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올해 대선은 1997년과 2002년 모델을 연상시킨다. 두 선거처럼 유력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1~3%에 그치는 박빙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새누리당은 20일 박 전 위원장을 대선 후보로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야권의 단일 후보가 누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네 사람 중에서 야권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박 전 위원장과 안 원장이 양자 대결 구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의 지지율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넉 달 사이에 세 번 가량 큰 고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 관문은 검증이고, 두 번째 고비는 후보 단일화를 비롯한 연대 문제이다. 세 번째 고비는 부동층 표심을 가르는 돌발 변수 등장이다. 검증 과정에서는 경력, 도덕성, 역사인식 등 과거와 정책, 국정운영 능력 등 미래 문제를 모두 다루게 된다. 검증 문제가 일단락된다면 결국 이번 대선의 승부는 연대와 합종연횡에 달렸다.

과거에는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자주 쓰였다. 1987년 대선에서는 민주화세력이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로 분열돼 군부 출신의 노태우 후보에게 승리를 넘겨줬다. 1992년 이후에는 한결같이 연대의 폭을 넓힌 후보들이 승리했다. 이를 두고 한 정치인은 "식성이 좋은 후보들이 이겼다"고 말했다. 김영삼 후보는 '3당 합당'이란 비난을 들으면서 군부∙우파 세력과 손잡은 뒤 92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김대중 후보는 군사쿠데타를 주도했던 보수우파 세력의 김종필 전 총리와 손잡고 97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는 대기업 오너 출신의 정몽준 의원과 단일화를 성사시킨 뒤 승리의 고지를 차지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연대 문제에서 담을 쌓았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박근혜 캠프의 주요 인사들이 누구와 연대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의 비박 진영 인사들을 적극 포용하고, 당 바깥의 중도개혁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 물론 박 전 위원장에게는 딜레마가 있다. 보수연합을 너무 내세우면 박 전 위원장의 '과거' 족쇄가 부각될 수 있다. 따라서 연대 추진의 수순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캠프 내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비박 포용론'을 비판하면서 중도로 외연을 넓히자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들이 중도층과 젊은층에 접근할 수 있는 경력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중도층을 잡으려면 참신한 개혁 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 '박근혜 사당화'를 막기 위해서도 다른 세력을 적극 수혈하는 게 필요하다.

야권도 안 원장과 민주통합당 후보의 단일화 문제를 원만히 풀어야 대선 승리 고지에 다가갈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통합진보당 후보를 단일화 전선에 끌어들일 수 있느냐 여부도 주요 변수가 된다. 19대 총선 이후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 등으로 계속 내홍을 겪고 있어서 진보당과의 연대 문제는 딜레마가 될 수 있다. 진보당과의 연대를 통해 야권 표의 분산을 막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진보적인 노선을 채택하면 중도층 표심 공략 과정에서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연대 문제를 잘 풀어내는 후보가 4개월 뒤에 미소 지을 수 있다.

김광덕 정치부장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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