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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금융이 바로 서야 우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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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금융이 바로 서야 우리가 산다

입력
2012.08.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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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나 저축은행사태 등의 금융권 이슈를 접하면 정말 미래가 걱정된다. 실로 최근의 상황은 전례없는 위협 그 자체이다. 경제활동의 기본인 금융이 심각한 체제적 위험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경제주체들의 살림이 어려워지는 마당에 감동없는 대책만 양산되고 있다. 금융은 정권 차원의 트로피로 전락했고 그 게임의 룰에 대다수가 동참했으며 그 결과 금융본연의 기능은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 사적 이익추구에는 적극적이지만 공공재 관련 사안에는 극단적 보신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그 결과 원칙과 기본은 뒷전으로 밀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우선시되면서 자본의 토대는 더욱 취약하게 됐다. 더욱이 정권말 컨트롤 타워는 묻혀버렸으며 사회적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문제를 덮는 주체들의 안이함을 민심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신뢰와 각자의 위치를 지키는 각취각위로 다스려야 할 때이다.

세계적으로도 상황은 공히 유사하다. 리더십의 실종과 통합 지배구조의 혼란, 그리고 시민의식의 결여로 자체적으로 조정되고 처리됐어야 할 부실은 국경을 넘어 무차별적으로 미래재원을 갉아먹고 있다. 정작 자금흐름을 정상화에 필요한 채무조정대신 문제 확산방지에 몰두해온지 오래이다. 처리되지 않는 부실의 비용은 더 큰 비용으로 남게되고 외부로의 비용전가는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그 결과 신흥시장과 서민경제는 과도한 조정부담으로 신음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국가간·계층간 갈등구조가 심화되면서 자원배분의 중추기능은 더 이상 시장에 맡겨놓기 어렵게 됐다. 극심한 혼돈상태에서 정치적 해법만 모색하고 있다.

개입과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자원배분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더욱이 모든 것들을 떠받치고 있는 국채나 부동산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면서 우리는 선택아닌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극약처방은 다른 모든 것들을 망가뜨리기 쉽다. 소수의 지적과 개선요구로는 꿈쩍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유일한 해법인 정책공조나 공동대응마저 정치적 갈등구조로 인해 여의치 않다. 그래서 시스템 차원의 엄청난 비용감수는 불가피하다. 소위 파국에 이르기까지 버티기 작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공포를 이겨내고 각자의 위치를 지키려면 경쟁과 개방의 원칙 하에서 새로운 자금의 흐름을 만드는 금융의 역할이 되살아나야 한다. 과도하게 커져버린 부채부문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지 않도록 선제적 채무조정이 시급하다. 동시에 자산가치의 안정을 위한 새로운 수익흐름을 만들어 내야 한다. 포기는 이르다. 민간의 창의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여지는 얼마든 있다. 다만 새로운 흐름이 구체제의 악습을 연장하는데 동원된다면 스스로 미래를 부정하는 것이다. 현재 암울한 시장의 메시지는 미래의 설계를 위한 귀중한 조언이다. 이제라도 과도한 정치권력으로 허무하게 되풀이되는 단임제의 폐해는 극복되어져야 한다. 대리인 비용을 키우는 집단이익의 고착화도 견제되어야 한다. 각자의 성쌓기 인센티브는 상호의존적인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폭 넓은 노력으로 대체돼야 한다.

이를 구현시키려면 첫째, 공공부문의 이익을 지키는 일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자체적인 견제와 균형의 경제생태계 조성을 위해 범사회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기득권의 지대추구가 게임의 법칙으로 굳어진 상태에서 사회구성원의 참여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둘째, 금융에 대한 간섭을 자제하고 시장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균형과 인내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동시에 금융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공공부문의 비대현상과 극단적 움추림을 유발하는 단죄론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한 다방면의 투자가 자발적으로 촉진되도록 자금 흐름과 관련된 법체제의 개선 등 인프라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도도한 역사의 되풀이 속에서 우리가 과연 위기를 벗어날 지혜와 용기가 있는지 우리 스스로 되물어볼 때이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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