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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같은 형 벗어나 홀로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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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같은 형 벗어나 홀로 설 수 있을까

입력
2012.08.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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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 셔츠에 화려한 모자를 쓰고 가수 태진아(조방헌)의 노래를 열창하는 조방원(56)씨. 그는 경북 영덕,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해상공원에서 매일 무료 야외공연을 펼친다. 과거 가수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음반까지 냈었던 방원씨이지만 '가수 조방원'보다는 '태진아 친동생'으로 더 유명하다. 그를 보기 위해 매일 몰려드는 관광버스만 수십대다. KBS 1TV '인간극장'은 20~24일 오전 7시 50분 방원씨의 일상을 소개한다.

방원씨에게 동생들의 학업 뒷바라지는 물론, 가난한 집안을 일으켜 세웠던 형 태진아는 영웅 같은 존재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매일 100여곡의 노래를 소화하는 힘든 공연 스케줄에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는 이유는 '행여 형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가족들은 그런 그가 안쓰럽다. 아내 정영숙(55)씨는 형을 너무나 따르는 남편 때문에 화가 나도, 억울해도 꾹 참는 게 습관이 돼 버렸다. 아들은 "태진아 동생이 아닌 아빠만의 무대를 만들라"고 성화다. 방원씨네 가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태진아의 이름이 버겁게만 느껴진다.

7남매 중 넷째인 방원씨는 어릴 때 극심한 가난을 경험하면서 나중에 자식은 꼭 하나만 낳아 아쉬운 것 없이 잘 키우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아들 성완(19)군이 태어나자 가수의 꿈까지 접었다.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 집 앞 문방구도 절대 아들 혼자 보내지 않을 정도로 아들의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서는 극성 아빠다. 아들은 생각한다. 이제 조방원은 조방원의, 조성완은 조성완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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