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사범님과 한 팀으로 뛸래요."
"사범님이 워낙 제 마음을 잘 아셔서 대국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 "어릴 때부터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특별히 연습하지 않아도 정이 생각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손을 맞잡은 사제팀이 '최강 페어'에 올랐다. 11일 바둑TV 대국실에서 벌어진 제 2회 SG배 페어바둑최강전 결승에서 유창혁 - 최정 팀이 조한승 - 오정아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유창혁(46)은 최정(16)이 어릴 적부터 바둑을 지도한 스승.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7년간 함께 지내다 지난해 충암도장으로 옮기면서 헤어졌다. 30년의 나이차가 나지만 스승은 제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제자는 스승의 뜻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는 '찰떡 승부 호흡'으로 뭇 강호들을 제치고 페어 바둑 정상에 올랐다.
유창혁과 최정은 페어 바둑 결승전 나흘 전에 끝난 삼성화재배 통합 예선도 나란히 통과, 본선 32강전에 진출해 경사가 겹쳤다. 유창혁은 시니어부에서 중국의 위빈을 꺾었다. 이번 통합 예선 결승전에서 벌어진 한중전 8판 가운데 유일한 승리다. 한편 최정은 여자부에서 루이나이웨이외 함께 당당히 본선에 올랐다. 세계대회 첫 본선 진출이다. 그리고 보면 유창혁 - 최정 사제가 나흘 후 열린 페어 바둑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SG배 우승 상금은 3,000만원. 유창혁-최정 사제는 내년에도 한 팀을 이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창혁은 "작년과 올해는 내가 먼저 나가자고 했지만 이제는 놔줘야 할 것 같다. 내년엔 무조건 정이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지만 최정은 "사범님과 계속 한 팀이 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유창혁 - 최정 팀은 오는 10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제1회 뤄양배 한중일 바둑명인페어전에 한국대표로 나선다. 중국에선 창하오 - 왕천싱, 일본에선 유키 사토시 - 우메자와 유카리 팀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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