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을 위한 유엔의 감시단 활동이 종료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감시단 활동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음을 인정하고 활동을 종료하는 대신 시리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평화 교섭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보리는 16일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15개 이사국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19일 밤 12시 임무가 종료되는 휴전 감시단의 활동 시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안보리는 휴전 이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4월 300명 규모의 비무장 군인을 시리아에 파견했으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감시단 활동은 무용지물이 됐다. 감시단은 24일까지 철수할 방침이다. 에드먼드 멀릿 유엔 평화유지 책임자는 "교전이 계속돼 사태 해결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활동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 설치되는 연락사무소는 정치, 군사, 인도주의 분야의 전문가 20~30명으로 구성된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사무소 설치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과 시리아를 중재할 특사도 교체됐다. 유엔 소식통들은 라크다르 브라히미(78) 전 알제리 외무장관이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특사의 뒤를 이어 시리아 사태 중재자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브라히미 전 장관은 유엔의 이라크 특사, 아프가니스탄 특사 등을 역임한 분쟁 조정 전문가다. 브라히미 전 장관은 시리아 문제에 새롭게 접근하겠다는 뜻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기존 직책명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제사회 원로모임인 '디 엘더스' 홈페이지에 "(시리아 내) 정치 전환이 신속히 이뤄지기 위해선 안보리 회원국들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평화 로드맵 6개항을 제시했던 아난 특사는 안보리 회원국들의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달 말 물러날 예정이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법무장관, 산업장관, 보건장관을 새로 임명했다. 정부가 장관 교체의 배경이나 기존 법무장관과 산업장관의 동정을 밝히지 않아 두 사람이 시리아를 탈출한 것 아니냐는 설이 나돌고 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17일 "곧 깜짝 놀랄 탈출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고 말해 주요 인사들의 추가 이탈을 예고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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