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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롯데의 관객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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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롯데의 관객 부풀리기

입력
2012.08.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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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은 4,417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6%가 늘었다. 역대 최고다. 200만 명 넘긴 작품도 벌써 10편이다. 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가 10년 전 르네상스를 되찾은 모습이다. 일등공신은 물론 같은 크지는 않지만 탄탄한 '웰 메이드 오락영화'들이다."영화는 불황이 좋다"는 말대로, 우울한 현실을 영화로나마 잠시 잊으려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나 보다.

■ 4,417만명은 정확한 숫자일까. 통합전산망으로 과거처럼 흥행몰이를 위해 관객수를 부풀리거나 속이는 것이 불가능하고, 초대권도 없어졌으니 정상적이라면 그렇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극장이 편법으로 만들어낸 공짜ㆍ유령관객도 수두룩하다. 그 방법의 하나가 1+1이다. 한 편을 보면 한 편은 공짜다.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주요 멀티플렉스에서 유행했다. 롯데시네마가 먼저 시작을 했고, 다른 곳도'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갔다.

■ 롯데시네마의 유령관객 만들기는 더 교묘하다. 구체적 자료까지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결코 소문만이 아니다. 누가 봐도 관객이 없을 새벽에 상영시간을 정해놓고는 객석이 꽉 찬 것처럼 속인다. 물론 입장권도 정상적으로 발매한다. 과거 초반 흥행몰이를 위해 영화사가 표를 대량 구입하는 경우는 있었다. 그렇다면 극장이 왜 자기 돈으로 상영료 절반을 투자ㆍ제작ㆍ배급사에 주면서까지 이럴까. 이유는 하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 CJ와 롯데가 한국영화산업을 장악하면서 나타나는 폐단은 한 둘이 아니다. 70% 가까운 투자, 배급 및 스크린이 말해주듯 이들이 아니면 한국영화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가관인 것은 서로 1인자가 되기 위해 벌이는 둘만의 경쟁이다. 자기가 투자하고, 배급하고, 상영하는 영화니 유령관객이면 어떠냐는 식이다. 관객은 영화 한편 더 보고, 제작사는 푼돈 조금 더 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대기업의 무모하고 불공정한 경쟁과 횡포에 한국영화 체질만 허약해질 뿐이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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