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모퉁이에 아담한 책방을 내고, 종일 책 속에 묻혀 반갑게 손님들 맞고, 단골 이웃들과 차 한잔 함께 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월급쟁이 생활에 지친 이들 혹은 정년 앞두고 새 삶을 설계하는 이들이 한때 품어보았을 꿈의 한 토막. 그러나 수십 년 전통의 중견 서점들마저 맥없이 스러지는 마당에, 그런 소박한 꿈 따윈 깨진 지 오래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1994년 5,600여개를 헤아리던 국내 서점 수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며 2011년 1,700여개로 줄어들었다. 어디 서점뿐이랴. 동네 극장은 옛 이야기에나 나오는 추억이 됐고, 동네 빵집, 동네 슈퍼도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그 사이 몸집을 불려온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들마저 한숨을 내쉬는 요즘, 사라진 동네 서점의 꿈을 오롯이 되살려가고 있는 곳이 있다. 서울 홍대앞 상상마당 인근에 자리한 '땡스북스'다. 지난해 3월 문을 열 때부터 작지만 개성 있는 문화공간으로 입소문 깨나 났던 땡스북스는 알찬 성장을 거듭해 올 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숍인숍' 형태의 2호점을 냈고, 12월 종로구 삼청동에 3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이만하면 내놓고 자랑도 할 법한데, 이기섭(44) 땡스북스 대표는 몇 주 전 전화로 인터뷰 요청을 하자 "큰 신문에 날 만큼 성공한 게 아니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대단한 성공 스토리로 포장하지 않는다, 사진은 영업시간 피해 찍겠다 등 몇 가지 단서를 달고서야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 7일 이른 아침 땡스북스에서 만난 그는 "이제 겨우 지속가능성의 단초를 마련한 정도"라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저희가 슬로건처럼 쓰는 말이기도 한데, 좋아하는 책을 읽어가는 기쁨도 크지만 좋아하는 책을 편안한 공간에서 고르는 즐거움도 큽니다. 동네 서점은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어야 해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쌓이면 크고 빠르고 편리한 것만 좇는 사회의 흐름도 조금씩 바뀌어가지 않을까요? "
인터뷰 도중 젊은 엄마가 네댓 살쯤 돼 보이는 아들 손을 잡고 들어서려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걸 확인하고는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잠시 망설이던 이 대표는 양해를 구하고는 급히 뛰어나가 첫 손님을 불러들였다. "편하게 둘러보고 가세요." 잔잔한 음악과 은은한 커피 향을 곁들인 인터뷰 사이로, 가만가만 책장을 넘기며 도란도란 나누는 모자의 이야기가 스며들었다. 동네 서점의 꿈이 영글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땡스북스를 모르는 분들에게 '여기는 이런 곳입니다'라고 짧게 소개한다면?
타이틀은 동네 서점인데, 흔히 떠올리는, 사방에 책이 빼곡하고 참고서를 주로 파는 곳과는 좀 다르죠. 저기 유리창에 '책과 커피를 즐기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적힌 거 보이죠? 커피가 휴식, 여유를 상징하잖아요. 퇴근 길에 들러 책 한 권 사 들고 귀가하거나 저녁 먹고 나서 편한 차림으로 찾아 책과 더불어 잠깐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죠.
-홈페이지에 '동네 서점의 롤 모델을 지향한다'고 적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예요. 일단 이 공간을 잘 운영하는 게 중요한데, 잘 자리잡으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사실 생각지도 않던 서점을 내게 된 데는 동네 서점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제일 컸으니까. 해외 여행할 때 동네 구석구석 누비는 걸 좋아하는데, 일본이나 유럽에서 만난 작고 개성 있는 서점들이 참 부러웠어요. 롤 모델로 삼은 교토의 케이분샤 서점 앞에 가면 교토대 학생들과 동네 주민들이 타고 온 자전거들이 죽 늘어서 있어요.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며, 사람들이 책 한 두 권 사서 자전거 앞 바구니에 넣고서 페달을 밟아가는 그림 같은 광경이 되게 좋더라고요.
-그 광경에 매료돼 동네 서점 한번 해보자, 생각한 건가요?
아니에요. 제가 디자인 컨설팅을 해주던 이 건물 주인이자 더 갤러리 관장님이 1층 갤러리카페를 정리하면서 뭘 하면 좋을까 조언을 구하길래 서점을 해보시라 권하고 플랜을 짜 드렸어요. 그런데 임대료 싸게 줄 테니 직접 해보라는 거예요. 지난해 1월이었죠. 한참 망설이다 애써 구상해놓은 계획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서…. 마침 선배와 동업하던 디자인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 키우며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던 때라 시기적으로 맞았죠.
-경험도 전무한데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했나요?
어떤 일이 해보고 싶은데 망설여질 때, 제 판단 기준은 '나에게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인가'예요. 하다가 능력이 달리고 운이 안 따라서 그만두더라도 배우는 게 많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창업예산도 중도하차까지 감안해 기꺼이 쓸 수 있는 돈을 따져 잡았어요. 마음 같아선 바닥도 마루로 싹 깔고 싶었지만, 욕심 내면 한이 없죠. 갤러리카페 당시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고, 치장보다는 뜻을 담아 균형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어요.
-그래서 창업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그건 밝히지 않았으면 해요. 사실 저는 임대료도 그렇고 그간 일하며 쌓은 인맥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아무리 설명을 붙여도 액수를 밝히면 '아, 그 돈이면 서점 하나 내는구나'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책장과 진열대만 해도 온라인 판매만 하는 가구업체랑 연결돼 다 공짜로 들여놨어요. 대신 저희가 가구 쇼룸 역할을 하고 판매 대행도 하죠.
-출판사와 거래 트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나요?
가장 어려웠죠. 대형 출판사 몇 군데에 책 좀 달라고 무작정 메일을 보냈더니 당연히, 답이 없더라고요.(웃음) 출판사들이 작은 서점들에는 총판을 통해 공급하는 걸 몰랐던 거죠. 결국 안그라픽스 등 디자인 관련 출판사들과 편집자랑 친분이 있던 마음산책, 이렇게 6곳에서 책을 받아 오픈 했어요. 모든 책을 표지가 보이게 진열하고도 썰렁했죠.(웃음) 어려움이 많지만 저희는 총판 거치지 않고 출판사와 직거래만 해요. 한달 판매분을 다음달 5일 안에 출판사에 보고하고 바로 입금하는 식으로 저희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손꼽히는 대형 출판사 책들은 보이지 않는데, 무슨 기준이 있나요?
대형 출판사 쪽에서 안 주니까 못 받죠.(웃음) 매출이 적은 동네 서점과 직거래해봐야 관리 비용만 더 든다는 거죠. 되도록 소설 에세이 인문 여행 디자인 등 분야에서 자기 색깔을 가지고 꾸준히 책을 내는 출판사들과 거래하려고 해요. 다행히 소문이 금세 나서 좋은 출판사들이 먼저 연락을 해오기도 해 지금은 100여군데로 늘었죠. 자기계발서나 선거철을 겨냥한 정치서적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책들은 피해요.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안철수의 생각> 도 없어요. 그 출판사랑 거래도 없지만, 준다 해도 우리 서점과는 맞지 않아 받지 않기로 했어요. 안철수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면 팔아야 하지 않나요?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날수록 어떤 기준을 갖고 정보를 골라주는 큐레이션 역할이 중요하죠. 책이든 문구든 음반이든 저희 나름대로 필터링을 해 만든 공간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분들이 찾아와서 즐겨줄 때 개성도 생기고 그게 바로 경쟁력인 거죠. 작은 동네 서점들이 교보문고처럼 모든 독자를 만족시키는 공간이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어요.
-베스트셀러는 일부러 취급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그건 아닌데, 베스트셀러와 신간이 구간을 밀어내는 현상은 문제가 있어요. 좋은 책의 가치는 시대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데, 지금은 먼지에 쌓여있다 영화나 드라마 소품으로 쓰이면 갑자기 주목 받는 식이에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른 채 흐름을 좇아 밖으로만 향해 있는 안테나를 안으로 끌어들이게 돕는 것, 그게 땡스북스가 할 일이죠.
이 대표의 말처럼 땡스북스는 애서가(愛書家)의 서재를 옮겨다 놓은 듯 세심한 취향이 곳곳에 배어있다. 원래 도로로 나있던 출입문을 건물 안으로 들이고 그 자리에 통유리를 설치해 길에서 훤히 들여다 보이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안쪽으로 좀 걸어 들어 오는 게 귀찮은 손님이라면 굳이 오지 않아도 좋다"는 뜻도 있단다.
입구 오른편 소파 테이블은 이 대표와 직원들이 돌아가며 선정하는 '금주의 책' 차지다. 그 앞 진열대는 매달 출판사 한 곳과 함께하는 기획전시 코너로, 지난주까지 '배트맨'시리즈를 소개했다. 입구와 마주한 벽면도 포스터 등을 붙이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해 매달 인테리어를 새로 한 듯한 효과도 얻는다. 매장 한 켠에는 둥글거나 길쭉한 탁자를 여럿 놓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종종 낭독회나 세미나 행사도 연다.
책 진열에도 주인장의 취향이 묻어난다. 새 책이 들어오면 길에서 잘 보이는 신간 코너에 사흘 정도 비치하다 책장으로 옮기는데, 분야별 담당을 정해 표지를 노출할 책을 알아서 고르게 한다. 여느 서점 같으면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차지인 중앙 진열대도 3분의 1은 잘 팔리지는 않아도 권하고 싶은 책들로 채운다. 책들 사이사이에 문구류를 진열한 것도 이채롭다. 이 대표는 "영화도 주연배우만 멋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듯이, 책을 주인 자리에 두되 책과 잘 어울리는 노트나 펜 등을 자연스럽게 비치했다"고 설명했다.
-손님들 반응은 어떤가요?
블로그에 남긴 글 보면 호평 일색이죠.(웃음) 직원들한테 늘 '우리는 책만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공간이다'고 강조해요. 손님들에게 불친절하지 않되 적당히 무심하게 대하라고 해요. 자유롭게 둘러보다 뭐 하나 안 사고도 부담 없이 가실 수 있게. 좋은 기억을 남겨 다시 찾을 수 있게. 밖에서 산 음료를 들고 와도 상관없고, 찰칵찰칵 큰 소리를 내 다른 손님들 방해하지 않는다면 매장 구석구석 카메라에 담는 것도 오케이예요.
-분위기 좋고 서비스 좋아도 매출 늘리고 수익 뽑아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할인 판매, 적립금 제도 등이 책값 인상을 부추기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회원에 가입하면 모든 책을 10% 할인해 팝니다. 예스24나 교보문고보다 땡스북스에서 책 사는 것이 더 즐겁다는 분들을 많이 만들려면, 그 정도는 안 할 수가 없어요. 다행히 책 판매 실적이 생각보다 좋아 전체 매출에서 75%쯤 차지해요. 굉장히 바람직한 구조죠. 지난해 10월부터 서점과 디자인스튜디오 수익으로 임대료, 저를 뺀 정직원 4명과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등 기본 비용을 충당하고 적지만 재투자도 하고 있어요. 지속가능성의 단초는 마련한 셈이죠.
-영업시간이 낮 12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인데, 너무 짧지 않나요?
처음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열다가, 퇴근 길에 들르는 손님들이 너무 일찍 닫는다고 아쉬워들 하셔서 폐점과 개점 시간을 한 시간씩 늦췄죠. 그 정도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봐요. 직원들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으면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 없죠. 직원들이 1주일씩 돌아가며 점심 메뉴를 정하게 하거나 해마다 해외여행비를 지원하려는 것도 재미있게 즐겁게 일하자는 취지예요. 주말에라도 오전에 열었으면 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년쯤 여력이 되면 조금 늘려볼까 합니다.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겁 없이 시작한 동네 서점이 이만큼 알차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사연도, 굴곡도 많은 이 대표의 이력이 큰 몫을 했다. "전공(홍익대 미대 공예과)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소식지 같은 걸 만드는 게 즐거웠다"는 그는 미대 편집장으로 제법 이름을 알린 덕에 번듯한 회사의 편집디자이너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행복이 가득한 집' 등을 만들며 스스로도 행복한 시절이었다. "돈 안 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돈 되는 일도 따라 온다." 요즘 강연을 다니면서 젊은이들에게 잊지 않고 해주는 말이다.
큰 마음 먹고 떠난 미국 유학길, 1년 어학연수를 거쳐 시카고미대 석사과정에 입학하자마자 IMF 사태 여파로 뜻을 접었다. 중동 지역을 떠돈 긴 방랑을 마치고 들어간 회사가 문구업체 바른손을 인수하면서 서른 셋에 신제품 개발 이사를 맡았던 그는 대주주가 바뀌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심취한 불교 공부(동국대 대학원 선학과 수료)와 만나 '마음이' 캐릭터를 낳았고,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는 기반이 됐다. 그렇게 얻은 또 다른 삶의 교훈 하나. "우리는 매 순간, 삶의 구슬을 만들고 있다."
그에게 동네 서점 창업은 "우연과 인연의 연속인 삶" 속에서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매순간 만들어놓은 구슬들을 하나로 꿰는 작업"이었던 셈이다.
-카페와 옷가게가 즐비한 가로수길에 2호점을 낸 것이 좀 의외인데.
편의상 2호점이라고 하지만, 독립매장이 아니라 숍인숍이에요. 에이랜드라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멀티숍 브랜드에서 가로수길 매장을 확장하면서 좋은 조건으로 입점을 제안했죠. 정식 명칭은 '땡스북스 컬렉션', 지역 특성에 맞게 패션과 디자인, 그리고 소설도 트렌디 중심으로 꾸몄어요. 워낙 좁아(6평) 보여줄 게 많지 않지만, 옷 사러 갔다가 잠시 짬을 내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죠.
-9월 오픈 예정인 삼청동 3호점도 비슷한 개념인가요?
이곳 역시 숍인숍, 윈윈 모델이에요. aA디자인뮤지엄에서 삼청동점 2층에 자리를 내줬어요. 지역 특성을 살려 이름도 새로 짓고 책도 그에 맞게 고르려고 해요.
-내친 김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볼 계획은 없나요?
없어요, 절대. 저희가 쌓은 노하우를 공유하며 '동네 서점은 끝났다'는 통념을 바꾸고 싶을 뿐이에요. 사실 프랜차이즈 한다고 오해할까 봐 2호점, 3호점이란 말도 안 써요. 여기저기 동네마다 땡스북스가 생긴다? 그럼 또 하나의 파리바게트가 되는 거죠.
-동네 서점을 해보려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조언은 있다면?
이 일로 생계를 꾸릴 작정이라면 안 하시는 게 좋아요.(웃음) 가장 중요한 것은 윈윈 모델을 찾는 거예요. 음식점은 자기만의 맛으로 승부하지만, 서점은 다 똑 같은 책을 팔잖아요. 상품만으론 차별화가 안되니 그걸 둘러싼 환경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죠. 핵심은 건물주나 출판사, 직원, 나아가 고객과의 관계에서 윈윈 시스템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구축하는 거예요. 자꾸 다른 사례에 의지해 따라만 가면 더 힘들어지게 돼요.
-동네 서점을 살리기 위해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원은 사절입니다. 정권 바뀌면서 지원이 뚝 끊기는 사례도 많았지만, 무언가 외부의 힘에 의지하는 순간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찾기는 더 어려워져요. 고객들에게 동네 서점에서 얻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야지, 우리 좀 도와달라고 동정심에 호소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물론 워낙 척박한 상황이니 마중물이나 심지에 불꽃을 당겨주는 역할 정도는 필요하겠지만, 이게 한 축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서점뿐 아니라 종이책의 미래에 대해서도 암울한 전망이 많습니다.
국내에선 대형, 온라인 서점과 출판사들이 자본 논리로 주저하?있지만, 전자책이 대세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실용서처럼 단기간에 소비되는 정보는 전자책이 맞아요. 종이책에는 좀더 고급하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정보를 담아야 하죠. 앞으로는 이렇게 공들여 만든 책들이 살아남을 거고, 그럴수록 책 고르는 즐거움을 파는 서점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거예요. 우리 이름처럼 '고맙다, 책들아' 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땡스북스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가는 겁니까?
'홍대앞 동네 서점'이란 정체성을 지키며 내실을 키워갈 겁니다. 더불어 땡스북스 브랜드로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 서점과 디자인 회사의 시너지를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자체 상품을 만들어 해외 기프트쇼에도 나가고. 브랜드를 굳이 영어로 지은 것도 세계시장을 염두에 둔 때문이죠.
이희정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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