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형 대부업체 산와머니가 고객들에게 부당한 이자를 받은 사실이 인정돼 6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국내 1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A&P파이낸셜대부) 등도 같은 혐의로 법원 처분결과를 앞두고 있어 대부업계 전반으로 영업정지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심준보)는 17일 산와대부가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부거래 만기가 돼 자동 연장되는 경우 종전 이자율을 그대로 적용, 이자를 초과 수취했다”며 “영업정지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산와머니는 이에 따라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신규대출과 증액대출, 광고 등 일체의 영업행위를 할 수 없게 됐다. 2002년 국내에 진출한 산와대부는 현재 45만명에게 1조3,000억원을 빌려준 2위 대부업체로 2개 계열사(미즈사랑, 원캐싱) 등이 법정 최고금리가 연 49%에서 44%로 내렸는데도 종전의 높은 금리로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올 2월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제재권을 가진 강남구는 영업정지 처분 결정을 내렸으나 이들 대부업체는 이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영업을 계속해왔다.
산와머니 외 나머지 대부업체도 다음달께 본안 판결이 나올 예정이라 1, 2위 대부업체 모두 영업정지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A&P파이낸셜대부는 52만명에게 1조7,000억원을 빌려줘 산와대부와 함께 국내 대부업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업체가 형사처분은 면하게 됐다. 앞서 검찰이 “초과이자가 회사규모에 비해 크지 않다”며 무혐의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지난달 내렸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은 별개로 고의가 아니거나 범죄혐의가 없더라도 법정 이자율을 초과한 팩트가 있다면 충분히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서민금융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4개 대부업체 고객이 110만명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어 신규영업이 어려울 경우 새희망홀씨나 미소금융 등 제도권 대출로는 한계가 있어 불법 사금융시장 확대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4곳의 거래고객 44.2%가 6등급 이하의 우량 신용자이고 신규대출자 72.5%가 급여소득자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기존 거래고객의 경우에도 만기연장을 통해 거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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