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김태호 의원은 16일 공천 헌금 의혹 사건과 관련, "사실로 드러나면 어떤 형태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지는 게 도리"라며 "나라면 석고대죄하고 인치(人治)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백한 뒤 온몸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선 2위를 놓고 경쟁하는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해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너무 왔다 갔다 해서 정체성이 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현 구도대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의 승리 전망은.
"야권은 국민 참여를 체계화해 흥행몰이를 준비하고 있고 '안철수 변수'도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는지 걱정이다. 지금과 같은 모습으론 2%가 부족하다. 당내 단합도 걱정이고 지금과 같은 소통 구조로는 외연 확대가 이뤄질 지도 의심하게 된다. 칼로 도려내는 제도적 혁신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박 전 위원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도움을 요청하면 도울 의향이 있는가.
"당연히 대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모든 것을 던지고 백의종군하겠다. 재판 과정의 유불리를 떠나 재판에 참여했으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이다. "
-9차례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느낀 점은.
"특정 후보에 대한 멱살잡이 등을 보면서 우리가 한 팀인지, 한 배를 타고 있는지 아쉬움이 많이 든다. 올림픽에서 홍명보식 축구가 통한 건 어느 한 부분도 무시하지 않는 밸런스(균형)였다. 그런데 우리는 조금만 다른 소리를 하면 대선 승리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등 마이너스 정치를 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날이 최근 무뎌졌다는 평가가 있는데.
"최근 박 전 위원장이 정치 개혁을 내세우는 등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데 너무 네거티브로 갈 필요는 없다. 대선 승리는 어차피 여야 경쟁인 만큼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물론 똘똘 뭉쳐 외연을 확대해도 모자란 판에 '지지율 1% 후보들이 뭘 까부느냐'며 무시하는 상황은 모두에게 불행하다."
-만일 김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이라면 정수장학회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겠는가.
"법적 하자가 없다고만 말하지 말고 인적 구성을 바꾸든지 아예 국가에 헌납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의혹을 털 수 있다."
-전당대회 이후 지도부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보나.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지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그대로 갈 수는 없다. 문제가 있든 없든 지도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이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된다면 변화 쪽으로 가는 게 맞다."
-박근혜 캠프의 경제 민주화 추진에 대해 평가해 달라.
"대기업의 탐욕 질주엔 브레이크를 달아야 하지만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선 기업에 숨통도 틔어줘야 한다. 박근혜 캠프는 겉으론 (경제 민주화를) 국정 1순위라고 내걸었지만 일관된 방향이나 구체적 내용이 없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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