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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대립 격화/ 中전문가 진단 "민족주의 확대와 냉전 잔재 결합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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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대립 격화/ 中전문가 진단 "민족주의 확대와 냉전 잔재 결합 탓"

입력
2012.08.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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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냉전 잔재의 존속과 민족주의의 확대가 동북아의 갈등을 고조시킨다고 주장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유산이 완전히 청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성장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동북아 국가들이 팽창을 추구하며 이웃 국가와 충돌하고 분쟁을 일으킨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자오후지(趙虎吉) 중국공산당중앙당교 교수는 16일 “지금은 후(後)냉전시대이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가 후냉전시대의 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0여년간 산업화에 뒤지고 서방의 침략에 수모를 겪었던 동북아가 최근 경제성장으로 부흥기에 접어든 것을 계기로 민족주의 분위기에 휩싸인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전의 잔재와 모순이 국가별 민족주의와 결합해 동북아가 화약고로 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자오 교수는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한다. 그는 “동북아 각국은 스스로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모른다”며 “모르니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으니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각국은 유럽과 달리 공유하는 가치가 없는 ‘가치파편화’ 상태에 있다”며 “지식인들부터 서로를 알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北京) 외교가에는 미국의 배후 조종설 또는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외교관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아시아의 섬들 대부분 일본에 점령됐다가 미국이 승전하며 미국 관할 하에 있었던 지역”이라며 “미국이 원래 주인에게 넘겨 주면 될 것을 엉뚱하게 일본에 넘기거나 애매모호하게 남겨 분쟁의 소지를 만든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부러 이러한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음모설도 돌고 있다. 아시아의 영유권 분쟁과 국제 정세 불안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아시아 복귀를 정당화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정치인들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를 악용하는 등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갈등을 확대시킨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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