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남자 5,000m와 1만m 2관왕을 차지한 영국의 육상 영웅 모하메드 파라(29)가 마라톤 데뷔 전에 앞서 하프마라톤 '정복'에 나선다.
상대는 마라톤 전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9ㆍ에티오피아)다. 파라와 게브르셀라시에는 내달 16일 영국 북동부 뉴캐슬에서 열리는 부파그레이트 노스 런 대회에서 21.0975㎞ 하프마라톤을 통해 '일합'을 겨룬다. 게브르셀라시에는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 1만m 금메달을 차지한 뒤 마라톤으로 전향해 세계최고기록을 남긴 파라의 대선배이자 롤 모델이다. 2010년 이 대회에선 59분3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런던올림픽 트랙 중장거리 부문을 모두 휩쓴 파라는 이번이 자신의 두 번째 하프마라톤 레이스. 파라는 지난해 3월 뉴욕하프마라톤에서 1시간23초에 결승선을 통과해 자국 최고기록을 세우며 처녀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파라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트랙을 떠나 내년부터 마라톤으로 전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이번 부파 레이스는 사전 점검 대회 성격이 짙다.
이에 반해 게브르셀라시에는 마라토너로서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올 2월 도쿄마라톤에서 2시간8분17초로 4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2008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3분59초로 세계 최고기록을 남긴 게브르셀라시에는 이보다 2년 앞선 2006년 1월 미국 애리조나 템페 하프마라톤대회에서도 역시 세계최고기록(58분55초)을 찍는 등 풀코스와 하프코스 마라톤 세계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파라와 게브르셀라시에의 대결은 마라톤의 뜨는 별과 지는 별의 레이스로 코스를 가득 메우는 5만4,000여 관중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라며 "파라는 수 년 내에 게브르셀라시에가 이룩한 기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라 입장에선 대선배 앞에서 마라토너로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라고 덧붙였다.
파라는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열 살 아래 아프리카의 젊은 마라토너들이 건설한 '마라톤 제국'을 허물고 5,000m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일약 세계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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