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사내하도급(하청) 근로자 3,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16일 발표했다. 국내 최대사업장인 현대차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최대쟁점사항인 사내 하도급 근로자의 불법파견문제를 적극 해결키로 나섬에 따라, 다른 대형사업장의 유사관행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16차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요구해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 이 같은 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관련기사 4면
현대차는 사내하도급 근로자 6,800여명 가운데 우선 1,000여명을 연말까지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고, 2016년까지 총 3,000여명을 정규직화할 방침이다. 정규직 대상이 아닌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경우 급여를 대폭 상향해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격차를 최소화(정규직 대비 80~90% 수준)하기로 했다.
그 동안 현대차에선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이 사실상 불법적인 파견근로자로 작업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로 인해 법적 논란과 노사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법파견문제는 사법기관과 관련기관마다 판단에 차이가 있었고 이로 인해 법적 다툼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향후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 사법적 판단에 관계없이 이런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도 "상당수 대형사업장들이 불법파견 관행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현대차의 결정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울러 장시간 근로와 심야 근로 철폐를 위해 내년 8월 중에 주간 연속 2교대를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3,000억원 상당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주간 연속 2교대제는 현행 주야 2교대로 24시간 돌아가던 공장을 오전조는 8시간(6시40분~15시20분), 오후조는 9시간(15시20분~1시10분) 근무하도록 조정하는 것으로, 지난 1967년 현대차 울산공장 준공 이후 45년간 지속돼온 주야2교대제가 폐지되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측에서는 사내 하도급 근로자 전원을 신규 채용이 아닌 경력 채용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어, 수용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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