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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단맛의 위험한 유혹… 대체설탕으로 열량·혈당 걱정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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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단맛의 위험한 유혹… 대체설탕으로 열량·혈당 걱정 훌훌

입력
2012.08.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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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주부들에게 여름철 나기는 고역이다. 더위에 지쳐 청량음료나 아이스크림만 찾고, 밥맛을 잃어 과자만 먹는 아이가 혹 과체중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설탕 때문이다. 보통 청량음료 한 캔, 아이스크림 하나에는 설탕이 무려 20~30g이나 들어간다. 당뇨병 환자도 설탕 때문에 여름철이 힘들긴 매한가지다. 주스, 아이스커피 같은 여름철 단골 음료와 초콜릿, 케이크 같은 군것질거리는 당뇨병 환자가 피해야 할 주요 음식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못 먹게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대체 설탕이 등장했다. 집에서도 설탕 대신 다른 당(糖)을 골라 쓰면 살 찌지 않을까, 혈당 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덜면서 단맛을 즐길 수 있다.

쿠키 구울 때도 설탕 대신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38)씨는 또래에 비해 과체중인데다 유난히 단 음식을 좋아하는 9세, 6세 두 아이를 위해 집에서 직접 쿠키나 케이크를 만든다. 단 보통 설탕 대신 자일로스 설탕을 쓴다. 보통 설탕에 열대과일 코코넛에서 나온 당 성분인 자일로스를 섞은 것이다.

음식으로 먹은 설탕이 장으로 가면 설탕분해효소가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다. 그래야 몸에 흡수될 수 있어서다. 코코넛 자일로스는 설탕분해효소의 활동을 억제한다. 덕분에 자일로스와 섞여 있는 설탕은 몸에 덜 흡수된다. 실제로 먹은 뒤 2시간이 지났을 때 보통 설탕보다 21.4% 덜 흡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자일로스 설탕은 보통 설탕 89%에 자일로스 9.5%다. 설탕 함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단맛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지만 보통 설탕만 먹을 때보다 설탕 성분이 몸에 훨씬 덜 흡수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도 즐기는 당

초기 당뇨병을 앓고 있는 탓에 직장인 정모(42)씨는 최근 점심을 먹은 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타가토스를 타 마시기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트레스까지 받으며 애써 피해왔던 커피였다. 커피믹스나 캔 커피엔 당뇨병 환자에게 안 좋은 설탕이 많이 들어 있고, 쓴 원두커피를 그냥 마시기엔 입맛에 맞지 않았다.

타가토스는 우유나 치즈, 사과 같은 식품에 소량 들어 있는 당 성분으로 감미도가 설탕과 비슷하다. 맹물에 넣었을 때 처음 단맛이 느껴지는 농도가 거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설탕의 감미도를 1이라고 했을 때 타가토스는 0.92다.

당뇨병 환자가 설탕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설탕을 먹으면 장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면서 혈당(피 속 포도당) 수치를 올리기 때문이다.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는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올라가면 여러 합병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데 타가토스는 장에선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걸 방해하고, 간에선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빨리 바꿔놓는다. 설탕과 단맛은 비슷하면서 상대적으로 혈당 걱정은 덜 수 있으니 당뇨병 환자에게 안성맞춤인 당이다.

타가토스는 열량도 설탕의 62% 수준으로 낮다. 집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빵을 만들 때 설탕 대신 넣어도 좋은 이유다.

용도 맞춰 다양하게 골라야

김씨는 요즘 반찬 만들 때 역시 설탕을 대신할 당류를 찾는다. 감자조림이나 멸치볶음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밑반찬에는 올리고당을 넣는다. 설탕보다 열량이 약간 낮으면서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 예방에 좋기 때문이다. 액상 형태라 고구마 맛탕을 할 때 물엿 대신 쓰기도 한다. 설탕보다 달지만 많이 먹어 몸에 남아돌아도 지방으로 쌓이지 않고 에너지원으로만 쓰이는 과당에도 관심이 간다.

이처럼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열량이나 단맛의 정도, 가격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당류를 피하거나 한두 가지만 고집하기보다는 용도에 맞춰 적절히 선택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어느 가공식품에 어떤 당류가 쓰이는지 알아두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청량음료에는 설탕보다 열량은 낮으나 단맛이 200배나 강한 아스파탐이, 어묵이나 소시지에는 역시 설탕보다 열량이 낮지만 300배나 단 스테비오사이드가 들어간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61.4g으로 2008년 49.9g에 비해 20% 넘게 늘었다. 주식으로 먹는 당 섭취량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음료나 과자 같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가 크게 증가했다. 아직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당 섭취량의 약 87% 수준이지만, 지금 같은 당 소비 추세가 계속되면 3년쯤 뒤엔 권고량을 초과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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