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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들 연극 참여시켜 고통 알려주고 싶어요"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 묘안 쏟아내…대법원장도 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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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들 연극 참여시켜 고통 알려주고 싶어요"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 묘안 쏟아내…대법원장도 참관

입력
2012.08.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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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폭행당한 피해 학생이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죄책감은 못 느꼈나요”(진행인ㆍ3학년 이후경 양)

“그 당시에는 몰랐습니다”(사건본인ㆍ3학년 곽희연 양)

16일 오전 서울 중구 장원중학교 무용실에서 열린 ‘제1회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모의청소년참여법정’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청소년참여법정은 서울가정법원이 2010년 5월 도입한 심리제도. 중·고생 참여인단이 피의자 격인 사건본인에게 봉사 등 적당한 과제를 정해주고 수행정도에 따라 판사가 심리불개시결정을 내려 처벌을 면해주기도 한다. 서울가정법원, 서울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학교폭력 예방 교육의 일환으로 서울시내 33개 중ㆍ고교에서 모의법정을 열기로 하고 장원중이 그 첫 막을 열었다.

사법부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도 이날 김용헌 서울가정법원장,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과 함께 방청석에서 ‘학생 재판장’과 청소년참여인단의 말을 경청했다. 후보자매수 혐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양 대법원장이 오기로 하자 참석자를 부교육감으로 대체했다.

회부된 사건은 교실에서 가해학생이 친구 3명과 한 학생을 3일간 때린 폭행건. 가해학생은 “꿈도,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대수롭지 않은 마음으로 친구를 때렸다”고 고백했다. 참여인단은 가해자에 대한 과제로 “부모님과 교환일기 10시간 쓰기 과제를 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피해자 마음을 이해해볼 수 있게 학교폭력 연극 20시간을 건의합니다”등의 묘안을 쏟아냈다. 열띤 토의 끝에 ▦학교폭력연극 ▦직업체험 ▦관련 독후감 쓰기 등을 과제로 잔뜩 정한 학생들의 이마에 땀이 송알송알 맺혔다.

양 대법원장은 “장차 각자의 가치를 존중 받는 사회에 살기 위해서는 법을 잘 지킬 뿐 아니라 법질서를 침해하는 사람들을 방관하지 말고 맞서야 하고, 재판절차라는 방어무기 도 잘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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