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대선주자들의 기선 잡기 싸움이 치열하다. 첫 경선지인 제주(25일)와 울산(26일) 지역의 승부가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직을 총동원하며 두 지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와 울산 지역 선거인단 모집이 14일로 마감되면서 사실상 초반 경선지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날까지 권리당원 등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18만명 정도가 신규로 선거인단에 신청한 가운데 지역별 신청자는 추산할 수 없지만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초반 승부는 조직 대결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거인단 규모가 작을수록 동원 조직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각 캠프의 평가를 종합하면 문재인 후보가 전국적으로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초반 경선 지역인 제주∙울산의 조직 싸움에서는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제주의 경우 현직의원 3명 가운데 김우남 의원이 손학규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으로, 김재윤 의원이 김두관 후보의 홍보미디어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강창일 의원은 중립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김 후보를 돕고 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입김이 강해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문 후보가 캠프 회의에서 "제주와 울산이 낙관적이지 않다. 좀 더 절박한 마음으로 챙겨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그러면서 2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손 후보와 김 후보가 초반 승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반에 문 후보와 격차를 좁혀야 양강 구도의 발판을 마련하고 막판 결선투표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캠프에서는 2002년 당내 경선 레이스에서 노무현 후보가 초반 돌풍으로 이인제 대세론을 꺾은 역전 드라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캠프의 희비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문 후보가 주춤한 틈을 타서 손 후보가 약진하면서 김 후보와 격차를 벌리는 등 구도 변화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8월 첫째 주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력에서 문 후보 33.7%, 손 후보 13.6%, 김 후보 7.7% 순이었다. 문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이 각기 지난 주 36.6%와 9.4%에서 소폭 하락한 반면 손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손 후보 캠프에서는 "최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지지후보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저녁이 있는 삶'이 호평을 받은 덕"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일시적 흐름일 뿐"이라고 말했고, 김 후보는 최근 캠프 조직을 재정비하고 맹추격에 나섰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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