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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예산집행 성과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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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예산집행 성과 '뻥튀기'

입력
2012.08.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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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국제공항철도 이용객은 총 8만9,000명. 민간자본을 유치할 때 맺은 목표(49만3,000명)를 크게 밑돌아 민간 사업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올해 2,782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이는 2010년(1,215억원)에 비해 1,567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국토해양부는 2011년 이 분야 예산 집행에서 계획보다 223%나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한다. 2단계 공항철도 개통에 따라 어쨌든 성과목표인 철도 이용객 수치는 2010년(2만5,300명)에 비해 223%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 각 부처가 예산 투입의 효율성 대신 타당성이 결여된 양적 기준을 성과목표로 내세우는 탓에 공공기관 유지를 위해 투입되는 혈세가 부실하게 집행되고 있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인천공항철도 지원사업의 경우 이용객 증대와 그에 따른 보조금 최소화가 가장 중요한 목표인데도, 국토부는 성과지표를 '이용객 숫자'로만 한정했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이 목표 대비 200% 넘게 효율적으로 집행된 것처럼 국회에 보고했다.

전년 대비 목표치를 낮추는 방법으로 예산의 효과를 과장하는 경우도 많다.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은 연구ㆍ개발(R&D) 분야에 예산을 지원하면서 2011년 적용되는 성과목표(논문게재 건수ㆍ지적재산권 건수) 수준을 전년보다 낮추는 방법으로 예산 집행성과를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경부의 연구기반구축 사업에서 논문건수 기준이 8.0건에서 6.0건으로 낮아진 것이나, 교과부 우주발사체개발사업의 '연구원 1인당 기술문서건수'가 3.01건에서 3.0건으로 조정된 게 대표적이다.

성과보고서에 허위 수치를 기재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국토부는 철도자동화 시설지원 사업(1,757억원 집행)을 펼치면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인원을 1.97% 줄이는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국회에 제출한 성과보고서에는 실제 인원 감축률이 2.43%에 달해 목표를 123%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국토부가 별도 작성한 '세입세출 및 기금결산 사업설명자료'와 예산정책처가 자체 계산한 수치(인원 감축률 1.6%)에 비해 크게 부풀려진 것이다.

주영진 예산정책처장은 "각 부처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평가대상 50개 기관의 총 5,584개 성과지표 중 82.5%(4,609개)가 당초 목표를 초과했지만,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목표 달성이 수월한 것만 성과지표로 설정하거나, 투입 예산이 늘어나는데도 성과지표 수준을 전년과 같거나 하향 조정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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