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15일"지금 이대로 가면 야권에서 어떤 주자가 나와도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고 나서 당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오히려 역(逆)시너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자신부터 청렴 의지가 없다 보니 공천 헌금 사태가 터져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전 위원장에 맞서 어느 정도 득표할 것으로 보는가.
"굉장히 어렵다.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고,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충성도 높은 사람들만 투표장에 나올 것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박 전 위원장의 득표율이 99% 가까이 이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새누리당은 우스운 정당이 돼 버린다. 이회창 전 대표 시절은 물론이고 과거 3김 시대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이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지지할 것인가.
"경선에 승복할 것이다. 승복한다는 것은 곧 지지한다는 얘기 아니겠느냐. 20일 전당대회에서 어떻게 얘기할지는 좀 생각해 보자."
-박 전 위원장이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대통령도 되기 전에 측근 비리 문제가 터져 나왔다.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민주화 세력을 포용하고 화합해야 한다. (박 전 위원장의) 국정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을 합류시켜야 한다."
-4ㆍ11 총선 공천 헌금 의혹 사건에 대응하는 박 전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 전 위원장이 4∙11 총선 전에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췄다. 그런데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고는 오만의 낭떠러지에 섰다. 이번 공천 헌금 문제에서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나왔다. 오만한 자에게 국민은 마음을 주지 않는다. "
-김 지사가 대선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 전 위원장이 서민과 민생을 얘기하는데 저는 그 구덩이 속에 산 사람이다. 또 행정 경험 자체도 풍부하다."
-박 전 위원장의 '경제 민주화' 주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건 김종인씨의 정책 아니냐.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의 스승이었던 사람이 이번엔 박 전 위원장의 스승이 됐다. 자기 말을 들으면 대선에 승리하고 안 들으면 대선에 패배한다면서 (경제 민주화라는)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다. 외국 자본까지 끌어와 투자를 더 해야 될 판인데 국내 자본도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정신 나간 얘기를 한다. 투자하지 않고 일자리가 나오나. 복지가 되나. 그런데 박 전 위원장은 표만 생각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정수장학회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문제되는 사람들을 다 포기해야 한다. 정치는 법하고 다르다. 법으로만 모든 정치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박 전 위원장이 더 신속하고 서늘하게 감동을 줘야 한다."
-박 전 위원장의 역사관에 대해 공세를 펴고 있는데.
"새누리당에 박 전 위원장과 같은 (역사관을 가진) 사람도 있고 유신체제에 저항한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균형이 맞춰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제 역할이 있다. 박 전 위원장이 나의 주장을 수용해 주면 약점이 보완되는데 뱉어 내기만 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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