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버거씨병으로 유명했다. 말단 신경이 죽어가는 치명적인 병에도 결국 그라운드로 돌아온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인정 받았다. 최근엔 영국의 축구 선수 웨인 루니를 닮았다고 해서 '한화의 루니'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불펜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송창식(27)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송창식이 값진 호투로 삼성전 9연패를 끊었다. 송창식은 15일 포항 삼성전에 2회부터 구원 등판, 5.2이닝을 2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고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시속 145km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도 5개나 뽑아냈다. 송창식의 호투를 앞세운 한화는 삼성을 꺾고 지난달 5월29일 대전경기부터 이어져 오던 삼성전 9패에서 벗어났다.
전혀 예상치 못한 등판이었다. 한화의 선발은 최근 좋은 투구 내용을 잇달아 선보인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 하지만 2회 바티스타가 6번 이지영의 강습 타구에 손등을 맞는 상황이 발생하며 송창식은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다. 몸도 채 풀기 전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3회 선취점을 내준 건 당연한 결과였다. 어깨를 충분히 달구지 못한 송창식은 선두 타자 9번 김상수에게 좌월 2루타, 1번 배영섭에게 희생번트, 2번 박한이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맞고 1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후 7회까지 1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에게 값진 1승을 안겼다. 이승엽과 최형우 등 삼성의 왼손 거포들을 무안타로 막았다.
송창식은 경기 후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아서 만족한다. 전에 야구를 잠깐 쉬었을 때 야구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최선을 다할 뿐이다"며 "송진우 코치님의 '부담 갖지 말고 던지라'는 조언대로 편하게 던졌다. 포수의 리드대로 던졌다"고 말했다.
한화 9번 김경언은 0-1로 뒤진 4회 2사 1ㆍ2루에서 우익수 옆을 빠지는 2타점 짜리 2루타를 터뜨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부산에서는 SK가 2-2로 맞선 8회 터진 8번 정상호의 결승 우전 적시타를 앞세워 롯데에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롯데의 6연승을 저지한 SK는 시즌 49승2무46패가 돼 KIA를 다시 0.5경기 차 5위로 밀어내고 단독 4위로 복귀했다. 3위 롯데는 2위 두산과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잠실 LG-KIA전과 목동 넥센-두산전은 비로 취소됐다.
포항=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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