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6일 대선을 치르는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오사마 빈 라덴에 빗댄 정치 광고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의 주민들은 동네 어귀에 세워진 대형 광고판 아래에 모여 시위를 했다. 광고판에는 적군을 좇는 군인들의 모습과 함께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가 미국의 위협 하나를 제거했다. 다른 하나는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2001년 9ㆍ11 테러로 미국을 위험에 빠뜨렸던 빈 라덴처럼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대선에서 그를 뽑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는 내용이다. 광고판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주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의 조직 '위 더 피플 오브 마샬 & 풀톤 카운티'가 자금을 댔다. 광고에 항의하기 위해 나온 주민 도리스 스티켈은 "무식한 광고"라며 "광고판을 보는 순간 대단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월가 점령시위대 엘크하트 지부의 애덤 보페는 "(광고 내용이) 선을 넘은 것 같다"며 "빈 라덴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엘크하트시 공화당 의장인 데일 스티켈 조차 "광고를 보고 매우 언짢았다"고 말했다. 위 더 피플의 지부장 돈 누네메이커는 광고판 문구 중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판은 11월 1일까지 설치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