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대대적인 당 쇄신책을 준비하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이 여전히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선거인단 모집도 지지부진하고 당이나 각 주자들의 지지율도 경쟁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비해 현저히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1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민주당이 국민의 눈을 끌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당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쇄신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도 "당내 경선 흥행을 위해 여당은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야당을 지지하지도 않는 이른바 '반여비야(反與非野)' 성향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강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같은 비상 상황을 맞은 원인으로 안철수 원장에 가려져 당내 주자들이 여론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이종걸 의원의 '박근혜 그년' 발언 파문과 당직자의 성추행 의혹 사건 등이 터지면서 국민 눈에 당 전체가 구태한 모습으로 비쳐졌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이 겹치면서 올림픽이 끝난 13일 이후에도 당 선거인단 모집은 여전히 하루 2만~3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해찬 대표가 이날 "선거인단 모집기간이 길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신청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당내에서는 최소 목표치인 100만명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는 당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극적 카드'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경선 주체인 대선주자들이 적극적으로 상황을 이끌고 당은 이를 보조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렇게 해서는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도ㆍ합리적인 인사들을 영입해 당 분위기를 환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 CEO나 각계 전문가 등 명망가들을 중심으로 의사 타진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재벌정책 등 스케일이 큰 공약은 그대로 진척시키되 실제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부적인 친서민 정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여기에다 당 최고위 중심으로 의사 결정이 되는 현재의 시스템을 바꿔 시중의 여론을 당무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별도의 창구도 마련키로 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세부 방안이야 더 검토해야 하지만 안 원장에게로 향해 있는 친야(親野) 성향의 민심을 능동적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방향은 분명히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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