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 재가 돼도 우리 땅 독도를 지킬 터”
서지학자이자 독도 지킴이로 평생을 살았던 사운(史芸) 이종학(1927~2002) 선생이 생전 입버릇처럼 되뇌던 말이다. 이종학 선생은 ‘역사를 김매기 한다’는 뜻에서 호를 ‘사운(史芸)’으로 짓고 ‘한 줌 재 돼도 우리 땅 독도 지킬 터’를 좌우명으로 삼아 일제가 왜곡한 우리 역사를 바로 잡고, 우리의 영토를 지키는데 일생을 바쳤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 박종우 선수의 ‘독도는 우리 땅’ 세리머니 논란으로 한ㆍ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종학 선생이 생전 열정을 쏟아 수집했던 독도와 일제의 대륙 침략사 관련 역사유물을 전시하는 특별기획전이 14일 경기 수원박물관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사운 이종학,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이라는 주제로 10월14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기획전은 이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고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 끝나지 않은 역사 전쟁 속에서 기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회에는 수원 출신인 이 선생이 수원시에 기증한 2만여 점의 유물 중 엄선된 유물과 독도박물관, 독립기념관, 현충사의 중요 유물 150여 점이 선보인다. 특히 일본 에도시대 실학자인 하야시 시헤이(林子平)가 1785년 제작한 ‘삼국접양지도(三國接壤之圖)’ 필사본도 전시돼 국내 역사학자들의 관심 끌고 있다. 삼국접양지도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영토를 각기 다른 색으로 기록한 지도로 독도의 일본식 명칭인 죽도(竹島)를 ‘조선의 것(朝鮮 持)’이라고 명확하게 표기하고 있어 독도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이 선생이 생전에 수집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자료와 일제의 대륙침략사, 수원지역 변천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1957년 서울 연세대 앞에 고서점인 ‘연세서림’을 열고 수십년간 운영해온 이 선생은 충무공 이순신과 임진왜란, 독도 관련 역사자료 등을 수집 발굴했고, 초대 독도박물관장을 역임했다. 2004년 그가 수원시에 기증한 2만 여점의 유물과 자료들은 현재 수원박물관 ‘사운 이종학 사료관’에 상설전시 및 보관돼 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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