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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제품 값 올리고 덜 팔리는 건 내려 눈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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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제품 값 올리고 덜 팔리는 건 내려 눈속임

입력
2012.08.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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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업체들의 '물타기' 가격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잘 팔리는 제품가격은 올리는 대신 잘 안 팔리는 제품의 가격은 내림으로써 평균 인상률이 낮아 보이게 하거나, 인기제품만 골라 값을 올리면서 인상품목을 최소화했다고 사실상 눈속임을 하는 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주요 제품 10개의 출고가를 일제히 인상했다. 캔(250㎖) 기준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는 각각 33원과 40원이 올랐고, 게토레이(240㎖)는 33원, 레쓰비(175㎖)는 17원이 상승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매출비가 적은 델몬트 스카시플러스(1.5리터), 데일리C비타민워터(500㎖) 등 6개 품목은 100원씩 내렸다. 롯데칠성측은 "전체 매출 기준으로 총 인상률을 3% 수준으로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지만 값을 올린 품목은 전체 매출 중에서 30%에 달하는 반면 인하 제품은 5%에 불과해, 소비자들 사이에선 '눈 가리고 아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농심도 최근 '국민 간식' 새우깡의 가격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 더불어 매출 비중이 높은 칩포테이토, 수미칩 출고가도 각각 50원, 100원씩 올렸다. 반면 비인기 제품인 '콘스틱'과 '별따먹자' 값은 60원씩 내렸다.

잘 팔리는 품목만 골라 올리는 경우도 많다. 삼양식품도 최근 라면값을 올리면서 전 품목을 다 인상하지 않고 삼양라면과 수타면 등 인기 많고 매출비중이 큰 대표 제품값만 올렸다. CJ제일제당도 햇반과 다시다 등 핵심제품만 가격을 조정했다. 해당업체들은 "물가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인상품목을 최소화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즐겨 찾는 제품들은 예외 없이 값이 오른 것이어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물타기식 가격인상은 오랜 관행이다. 지난해에도 제과업체들은 제품값을 인상하면서 잘 팔리는 제품들만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예컨대 ▦오리온은 포카칩과 초코칩 쿠키, 고소미 ▦롯데제과는 마가렛트와 카스타드, 빠다코코넛 비스킷 ▦크라운은 산도와 쿠크다스. 초코하임, 조리퐁 ▦해태제과는 오예스 홈런볼 맛동산 에이스 등의 값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수년 간 원가가 40% 이상 올랐지만 정부의 물가안정시책에 따라 가격을 현실화하지 못했다"면서 "잘 팔리는 제품일수록 원가압박이 심해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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