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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中손님들, 내수 숨통 터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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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中손님들, 내수 숨통 터 준다

입력
2012.08.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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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잉꽝린(어서오세요)" "츠쌍핀쓰한궈어더핀파이마?(이 상품 한국 브랜드 맞나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3층 여성복 브랜드인 오즈세컨 매장. 최명화 매니저가 중국인 고객에게 제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은 일종의 '필수코스'처럼 되어 있는데, 백화점측은 지난달 말 중국인 고객 전용 편집매장까지 열었다.

극심한 소비침체가 경제 전반을 뒤덮고 있지만, 유일하게 불황을 모르는 곳이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매장들이다. 면세점은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백화점도 내국인 매출은 마이너스이지만 중국인 관광객 덕에 겨우 수지를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들이 내수를 지탱해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요즘 서울 명동과 남대문 일대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1~2년전 만해도 일본인 관광객들이 다수였지만, 이젠 이 거리를 지나다 보면 일본말보다 중국말이 더 많이 들린다. 이달부터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비자발급 절차가 간소화돼, 앞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큰 수혜를 누리는 곳은 면세점이다. 전 유통업계를 통틀어 유일하게 두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신라면세점 매출은 39.2%, 롯데면세점 소공점 매출은 33% 증가했는데, 외국인 매출 중 중국인 매출이 처음으로 일본인 매출을 제쳤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중국인 고객만은 여전히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 상반기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은련카드 매출이 170%나 늘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도 중국인 고객 비율이 20%까지 늘었고, 매출은 76%나 증가했다.

대표적 관광지인 명동 가두점에서도 중국 관광객들의 비중이 커졌다. 이랜드의 스파오 명동점은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를 모델로 내세워 중국인들의 방문 필수코스로 자리잡으면서, 지난달 중국인 고객 매출이 30%를 차지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명동, 동대문, 남대문, 인사동 등 점포는 외국인 가운데 절반이 중국 고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월드점도 올 들어 중국인 비율이 30%로 두 배 가량 늘었다.

내수 불황 속에 중국인 관광객이 '큰손'으로 등장하자 이들을 모시기 위한 유통업계의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젊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명동, 홍대 등 게스트하우스 50여곳에 선불카드 1만원권을 포함한 쿠폰북을 비치했다. 중국판 페이스북인 런런왕,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 개설을 통해 현지 홍보에도 열심이다. 신라면세점은 최대 1만원까지 택시비를 구매 상품권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주요 시즌에 중국 인민일보에 광고를 하고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웨이보 기자단까지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 동안 춘절, 국경절 등 특정 시즌에만 방문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제 연중 한국을 찾으면서 불황에 시달리는 유통업계의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상시 운영되는 편집매장을 만든 것은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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