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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구카이라이 사건보도 '흑막'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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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구카이라이 사건보도 '흑막' 의구심

입력
2012.08.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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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최후 진술(본보 11일자 8면 머리기사)에서 살인 혐의는 물론 당과 국가에 큰 손실을 끼쳤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법 앞의 평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사건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관영매체들이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음에도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세간의 관심을 구카이라이에만 쏠리게 해 보 전 서기를 둘러싼 권력투쟁을 감추려는 쇼란 지적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밤 구카이라이의 최후 진술과 사건의 전말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2005년 구카이라이의 아들 보과과(薄瓜瓜)의 영국 유학생활을 돕던 닐 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사업상 관계를 맺어 온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초 보과과가 헤이우드에게 소개해 준 사업이 무산되며 뒤틀렸다. 헤이우드가 1,300만파운드(약 230억원)를 보상하지 않는다면 파멸시켜 버리겠다는 메일을 보과과에게 보낸 사실을 알게 된 구카이라이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고 보고, 헤이우드의 '미친 짓'을 막기로 결심한다. 그는 지난해 11월12일 자신의 집사인 장샤오쥔(張曉軍)에게 당시 베이징(北京)에 있던 헤이우드에게 충칭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취하도록 했다. 헤이우드는 이튿날 밤 충칭시의 난산리징두자(南山麗景度假)호텔 1605호실로 찾아왔고, 밤 9시 구카이라이는 호텔 문 밖에 장샤오쥔을 세워놓고 객실로 들어가 헤이우드와 함께 술을 마셨다. 헤이우드가 만취해 쓰러진 뒤 물을 찾자 구카이라이는 장샤오쥔이 미리 준비해 온 독약을 건네 받아 헤이우드의 입에 털어 넣었다.

11월15일 헤이우드의 시신이 발견되자 왕리쥔(王立軍) 당시 충칭시 공안국장은 궈웨이궈(郭維國) 공안부국장에게 수사를 맡겼다. 궈 부국장은 다른 간부 3명과 함께 사건을 수사하다 구카이라이의 소행임을 알고 사건을 덮기로 한 뒤 헤이우드의 시신을 화장했다. 그러나 왕 전 국장은 생각이 달랐다. 상황을 주시하던 그는 2월2일 공안국장에서 전격 해임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나흘 뒤인 6일 충칭에서 300㎞나 떨어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미 총영사관으로 도피했다. 왕 전 국장은 이후 베이징(北京)의 중앙 정부에 넘겨졌고, 특별팀이 이 사건의 재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신화통신은 정샤오옌(鄭曉燕) 전국인대대표가 재판을 방청한 뒤 "사회주의 법치국가에서 법률의 존엄과 권위가 짓밟히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누구라도 법을 어겼다면 법에 따라 엄격한 추궁과 매서운 징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놓고 구카이라이에 대한 사형 선고를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보 전 서기가 사건을 전혀 몰랐는지, 알았다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등은 전혀 해명되지 않은 상태다. 또 수조원대의 재산을 해외로 밀반출하려는 과정에서 헤이우드와 갈등을 겪었다는 설과 보 전 서기가 정변을 꾀했다는 소문, 각종 염문설도 확인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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