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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목표 10-10 넘어선 금빛 성적표… 이들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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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목표 10-10 넘어선 금빛 성적표… 이들이 해냈다

입력
2012.08.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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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한국선수단이 제30회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면서 내건 목표다.

금메달 10개와 종합순위 10위 이내에 들어 올림픽 3회 연속 '톱10'에 들겠다는 각오였다. 가능성은 충분했다. 구체종목으로 따져보면 오히려 금메달 10개 이상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체육계 안팎에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저 의지를 다지는 구호쯤으로 생각하는 반응이었다. 첫째 시차적응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런던과 서울의 8시간 시차는 선수들의 생체리듬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최악의 경우 금 5개를 예상하기도 했다. 둘째 한국선수단의 우승 후보가 이미 노출 됐다는 것이다. 패를 다 보여주고 경기장에 나선다는 의미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 베이징에 이어 2연패에 성공한 종목은 사격의 진종오와 태권도의 황경선 2명뿐이다. 외신들도 한국의 금메달 전망을 어둡게 평가했다. 그게 대세였다. 하지만 이 같은 대세는 245명의 태극전사들 앞에서 힘을 잃었다. 지난날 28일(한국시간) 대회 개막 후 한국은 국가별 랭킹에서 단 한번도 5위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대회 중후반까지 세계 주요 언론들의 홈피엔 'KOREA'가 3위로 위세를 뽐냈다. 4년 전 베이징 대회 종합 7위를 넘어 88서울올림픽 종합4위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서울올림픽은 개최국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런던대회가 사실상 최대 성적이다.

'대풍작'의 배경에는 기죽지 않는 신세대들의 발랄함이 있었다. 특히 88 올림픽 때 태어난 이른바 '88둥이'들의 기세가 돋보였다. 이들이 따낸 메달은 금 4개, 동 2개였다. 88둥이 배구의 김연경은 득점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정부의 화끈한 지원도 큰 힘이 됐다. 런던 외곽 브루넬 대학을 한 달간 통째로 임대해서 태릉선수촌과 같은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안방과 같은 분위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때맞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메달 포상금도 큰 폭으로 올려 선수들의 사기를 높였다. 투자는 배신하지 않았다. 펜싱에서 금2, 은1, 동3개를 거뒀고, 사격은 금3, 은2개로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종합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로 한국체조 52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동유럽국가가 지배하고 있는 리듬체조에서 손연재는 아시아인으로 유일하게 결선무대를 밟아 5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역대 최대' 화려한 성적표의 뒷면엔 그늘도 짙었다. 박태환 홀로 분전한 수영이 대표적이다. 박태환은 실격 해프닝을 딛고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은메달 2개를 따내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박태환 밖으로 눈길을 돌리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최다 메달밭 육상도 '남의 잔치'기는 마찬가지. 아시아인 체격조건의 한계라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중국의 류샹은 110m허들에서 2004년 올림픽 챔피언을 지냈고, 일본의 남자 400m 계주팀은 이번 대회 5위를 기록했다. 육상과 수영 등 기록경기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면 한국스포츠는 여전히 '반쪽 짜리' 강국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수없이 지적돼온 스포츠외교력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펜싱 신아람의 '멈춰 버린 1초' 오심 대응과정에서 대한체육회가 성급하게 오심을 받아들여 논란이 된 것. 체육회는 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신아람에게 특별상과 공동 은메달을 추진한다고 밝혀 비웃음을 샀다. 스포츠 외교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제경기연맹 임원과 심판 등 '풀뿌리' 스포츠인을 양성하기 위해 서둘러 대책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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