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1976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36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했던 여자배구대표팀(세계 15위)이 일본(5위)과의 3ㆍ4위전에서 석패하며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0-3(22-25 24-26 21-25)으로 졌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서브리시브와 수비 싸움에서 뒤쳐지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예선부터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몸놀림이 무거웠고,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경기 내내 일본에 끌려갔다. 특히 주 공격수 김연경(24)을 받쳐줄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부족했다. 김연경이 팀 내 최다인 22득점(공격 성공률 47.22%)을 기록했지만 한송이(28ㆍGS칼텍스)가 10점, 김희진(21ㆍIBK기업은행)이 7점에 그쳤다.
대표팀은 비록 목표였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선전을 벌이며 4강 신화를 썼다. 당초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미국(1위), 브라질(2위), 세르비아(6위), 중국(3위) 등과 한 조를 이뤄 예선 통과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8강전에서는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에 3-1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미국과의 준결승과 3ㆍ4위전에서 잇달아 패하긴 했지만 주 공격수 김연경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총 207점을 올린 김연경은 미국의 데스티니 후커(161점)를 46점 차이로 따돌리며 여유 있게 득점왕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에서도 1위 후커(37.93%), 2위 시모나 지올리(이탈리아·37.78%)에 이어 3위(35.57%)에 올랐다. 또 서브 부문 7위, 리시브 성공률에서도 9위를 차지할 정도로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 언론에서도 김연경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AP통신은 12일 "한국이 1976년 이후 첫 메달 기회를 놓쳤지만 그래도 김연경의 활약이 한국을 4년 뒤 확실히 지켜볼 팀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연경은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득점왕을 차지한 것에 대해 자부심이 생긴다"며 "한국 배구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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