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 여성들만의 도시가 생긴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 때문에 사회 진출이 어려운 사우디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사우디 산업단지청은 내년 동부 지역 알아사 공항 근처에 여성만 고용할 수 있는 산업도시를 조성한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1일 보도했다. 이 도시에는 섬유ㆍ제약ㆍ식품 관련 기업들이 유치되는데, 5,000여명의 전 직원은 여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산업단지청은 “여성의 흥미와 기질, 능력에 잘 맞는 산업을 선별했으며 앞으로 비슷한 성격의 도시를 여러 곳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어울리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가장 강력한 이슬람 율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의 여성 취업률은 중동에서도 가장 낮은 15%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아랍의 봄 이후 여권 신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사우디도 여성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여성 의류·속옷·화장품 가게에서 여성만 고용하도록 하는 법규를 시행했다. 사우디는 또 이번 런던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선수를 출전시켰고, 2015년 지방선거부터는 여성도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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