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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태권 한국, 금1 은1 최악 성적에도 웃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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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태권 한국, 금1 은1 최악 성적에도 웃는 까닭은?

입력
2012.08.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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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태권도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음에도 웃고 있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예전 같으면 몰매를 맞을 성적이지만 이번엔 경우가 사뭇 다르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는 지난달 중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올림픽 금메달 수가 아니다.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의 흥미성과 페어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면 2020년 올림픽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장함을 토로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살아남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첫 번째로 경기규칙 개정을 꼽았다. 골자는 고질적인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전자호구제를 도입한 것과 경기장을 20% 줄여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한 것이다. 여기에 즉석 비디오 판독도 가능케 해 판정 투명성을 높였다.

조 총재의 결단은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가 흥행 대박을 맞은 최고의 카드로 평가 받고 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코치, 주심, 비디오 판독관이 서로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는 모습도 예전에 찾아볼 수 없는 태권도의 새로운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WTF 고위관계자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IOC) 위원장이 9일(한국시간) 1시간 가까이 경기장을 방문해 태권도 경기를 지켜보며 비디오판독 시스템 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인데 이어 영국의 앤 공주도 같은 날 경기장에 들러 자국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고 크게 감동받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태권도 경기가 열린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 6,000여명 규모의 관중석은 오전 1회전부터 오후 10시가 넘어 열리는 결승전까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연일 만원관중들로 넘쳐났다. 막판 역전이 가능한 점수제, 판정의 공정성으로 전문가들은 "태권도가 새롭게 태어났다"라며 "올림픽 잔류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색하고 있다. 사실 이번 런던올림픽 태권도 경기는 태권도의 운명을 건 '한 판'이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는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IOC가 2013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2020년 대회 핵심종목(Core Sports)을 재조정한다고 밝혀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판정시비 곤욕을 치른 태권도로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런던올림픽에서 이 같은 판정 불만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총 32개의 메달 중 21개국이 나눠 가져갔다는 것이다. 금메달 8개는 어느 한 나라의 독식을 허용하지 않고 8개국에서 가져갔다. 스페인, 영국, 터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세르비아 등 6개국은 처음 금메달을 맛봤다. 그만큼 저변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조정원 WTF 총재는 "판정 논란과 항의가 전혀 없는 공정하고 성공적인 대회였다"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한 차원 더 높은 태권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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