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2시 31분께(한국시간)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무인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 사진을 잇달아 전송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화성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사진을 본 첫 인상이 지구와 비슷하다"며 물과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NASA는 이달 10일 "큐리오시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모리에 운행과 로봇팔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뇌 이식' 과정은 13일까지 계속 된다. 화성 진입, 하강, 착륙 등 더 이상 필요 없는 소프트웨어는 이때 모두 지워진다. 큐리오시티가 이처럼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메모리 성능 때문이다. 큐리오시티에 쓰인 메모리는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것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벤 시치 엔지니어는 "큐리오시티는 화성에 무사히 착륙했지만 아직 완전하게 작동하기 위한 능력은 확보하지 못했다"며 "소프트웨어 설치가 완료되면 큐리오시티는 로봇팔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암석에 5㎝ 깊이의 구멍을 뚫어 성분을 분석하는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큐리오시티 임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이와 함께 장애물 감지 소프트웨어도 설치된다. 이 소프트웨어는 이동 중에 돌과 같은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해 큐리오시티의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NASA는 그동안 이 화성탐사선이 찍어서 보낸 사진을 분석하고 있다. 원래 목적지였던 화성 적도 아래 게일 분화구에 착륙한 큐리오시티는 로봇팔 끝과 몸체에 있는 카메라와 머리 부분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카메라로 촬영한 저해상도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7일엔 흑백 파노라마 사진을, 10일엔 컬러 파노라마 사진을 보냈다.
전송된 사진은 향후 687일간 큐리오시티가 초속 4㎝로 하루 최대 200m를 돌아다니며 탐사활동을 벌일 게일 분화구 풍경. 자갈로 덮인 평원이 광활히 펼쳐져 있고 분화구 중앙에 우뚝 솟은 샤프산이 보인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존 그로칭거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화성 사진을 본 첫인상은 지구와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모습이 모하비 사막과 비슷해 이곳을 '화성의 모하비'라 부른다"고 말했다. 모하비 사막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동부를 중심으로 유타 주, 애리조나 주에 걸쳐있는 고지대 사막이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기술연구실장은 "게일 분화구는 과거에 물이 있었던 곳인 만큼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도 더 높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큐리오시티 발사 성공 뒤 각 국은 경쟁적으로 화성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내년 10, 11월경 화성 탐사선을 인도 남부에 위치한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릴 예정이다. 네덜란드와 러시아는 각각 2023년과 2025년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기로 했다. NASA는 2030년 유인 탐사선을 화성에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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