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우사인 볼트(26ㆍ자메이카)가 런던올림픽에서 전설을 하나 더 남겼다. 올림픽 2연속 3관왕이다.
볼트는 12일(한국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끝난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가 폭풍을 일으키며 지나간 트랙에는 36초84, 세계신기록이라는 흔적이 남았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볼트를 포함한 자메이카 대표팀이 우승하면서 수립한 종전 세계기록(37초04)을 0.2초 앞당긴 것이다. 볼트는 이로써 이번 대회 남자 100m(9초63), 200m(19초32)에 이어 400m 계주까지 석권하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역대 스프린터 사상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단거리 3관왕이라는 불멸의 업적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1984년 LA 올림픽의 칼 루이스(미국) 등 세 명의 선수가 단거리 세 종목을 모두 제패한 적이 있으나 이를 두 대회 연속으로 이룬 선수는 볼트뿐이다. 볼트는 또 두 차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6개를 수집해 역대 남자 육상 선수 최다 금메달리스트 3위로 뛰어올랐다.
칼 루이스(미국)와 파보 누르미(핀란드)가 나란히 9개씩을 따내 공동1위다. 볼트는 이번 대회 100m에서는 자신의 세계기록(9초58)에 0.05초 모자라는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400m 계주에서는 마침내 세계신기록을 터뜨렸다. 네스타 카터, 마이클 프래이터, 요한 블레이크, 볼트 순으로 달린 자메이카팀은 100m와 200m 은메달리스트인 블레이크가 뛴 곡선 주로부터 경쟁자들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3번 주자 블레이크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볼트는 출발이 다소 불안했으나 이내 '인간 탄환'의 속도로 거침없이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8만여 관중은 지상에서 빚을 수 있는 최대의 화음으로 볼트의 번개 질주를 응원했다. 세계신기록임을 확인한 볼트는 양팔을 하트 모양을 그리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미국이 37초04를 기록하고 은메달을, 트리니다드토바고(38초12)가 동메달을 따냈다. 한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볼트는 아직 전설이 아니다"라고 쓴 소리를 했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라민 디악 회장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볼트는 우리의 종목에서 많은 일을 이뤄낸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치켜세웠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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