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명박 대통령의 헌정사상 첫 국가원수 독도 방문은 자연스런 '대통령 지방 순시'의 형태로 기획됐지만 역사적 외교적 의미가 워낙 커 발걸음은 무겁고 진중했다. 이 대통령은 독도에 1시간10분간 머물려 구석구석을 살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헬기 편으로 독도에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독도 경비대원의 힘찬 구호와 함께 거수 경례를 받는 이 대통령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했다.
이 대통령은 독도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헬기장 난간으로 가 동쪽의 가장 끝 우리 영토를 직접 확인했다. 이어 독도의 위치와 자연환경 등을 소개한 영상물을 시청했다. 이 대통령은 "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친환경적으로 잘해 달라"며 "독도는 자연 그대로 잘 지켜야 한다. 경비도 해야 하지만 환경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흰색으로 '韓國領'(한국령)이라고 쓰인 바위에 올라 글씨를 직접 어루만졌고, 기념촬영을 하겠다고 하자 "우리 땅인데 무슨 기념촬영이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독도를 지키다 순직한 7명의 영령을 위해 세운 순직비에 헌화하고 묵념한 뒤 독도의 단 둘뿐인 주민 김성도 김신열 부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독도 방문에 앞서 울릉도를 방문해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해 지역인사 40여명 오찬을 함께 하며 지역현안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오려고 했는데 되지 않았다"면서 울릉군수에게 '녹색섬 울릉도'라고 쓴 친필 휘호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는 정부 관계자 외에 소설가 이문열 김주영씨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분이 (독도와 관련한) 글을 쓰면 국민이 울릉도와 독도의 고고학적, 생태적, 역사적 가치를 소상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2호기로 강릉으로 이동한 뒤 헬기로 갈아타고 울릉도에 도착했고 다시 헬기로 독도에 입도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