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메달을 따고 울겠다."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여자 배구대표팀의 각오다. 특히 대표팀의 핵심인 레프트 김연경(24)과 세터 김사니(31ㆍ흥국생명)는 아픈 것도 꾹 참고 11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런던 얼스코트에서 벌일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연경은 어깨 통증을 안고 뛰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고 아파도 핑계일 뿐"이라며 남다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의 공격 부문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김연경은 지금까지 185점을 올리면서 사실상 득점왕을 굳힌 상황이다. 50% 가까운 공격 점유율을 보이는 터라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게 사실. 김형실 감독도 "너무 많이 뛰어서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한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힘들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터 김사니는 감기증세로 고생하고 있다. 전술의 핵인 김사니는 "런던에 와서 외치는 구호가 '메달 고(GO)'다. 미국전에서 아쉽게 졌지만 메달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남은 경기를 잘 대비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은 세터 김사니와 이숙자를 번갈아 기용하며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를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 틀은 김사니의 토스워크다. 김형실 감독은 "정상적으로 서브 리시브가 올라가면 (김)사니의 볼 배급이 좋기 때문에 다양한 공격 패턴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준비한 배구를 펼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연경과 김사니는 일본전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올림픽에서 슈퍼스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김연경은 "8강부터 일본과 만나는 것을 기다려왔다. 일본의 리시브가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전력이 우리보다 처진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은 블로킹이 높은 팀에 고전한다. 키 큰 선수가 많은 만큼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겠다"고 필승을 외쳤다. 한국의 평균 신장이 182㎝로 일본(175㎝)보다 크다. 또 2년간 일본 JT마블러스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누구보다도 일본의 전력을 잘 파악하고 있다.
한일전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복수전의 의미도 담고 있다. 구기 종목 사상 첫 번째 메달을 획득할 당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한국은 지난 5월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일본전 22연패 사슬을 끊고 본선행을 확정 지은 바 있다. 일본전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한 김사니는 "이제 한 경기 남았다. 상대가 누구든 메달을 꼭 따겠다"고 말했다.
런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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