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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독설 공연에 러시아 보수층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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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독설 공연에 러시아 보수층 뿔났다

입력
2012.08.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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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팝가수 마돈나가 러시아 수뇌부를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 러시아 보수진영의 '공적 1호'로 떠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풍자했다 기소된 여성 록밴드를 지지하는가 하면, 러시아 사회에서 금기시된 동성애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마돈나는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공연 도중 "우리는 모두 사랑할 자격이 있다"며 "동성애자에게 사랑과 공감을 보내 달라"고 말했다. 마돈나는 속옷을 벗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등에 새긴 '겁먹지 말라'는 문구를 노출하기도 했다.

마돈나가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러시아 공연에서 보여 준 언행은 그 의미가 다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의 상당수 도시는 3월부터 동성애 찬양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는데 조례에 따르면 동성애자 관련 글을 읽거나 쓰는 행위,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행위 등이 모두 불법이다. 러시아 보수진영은 "마돈나가 동성애 발언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벼르며 이날 공연을 예의주시해왔다.

마돈나는 앞서 7일 모스크바 공연에서 여성 록밴드 푸시라이엇에 지지 의사를 밝히며 "그들은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푸시 라이엇은 올해 2월 대선 기간 중 러시아 정교 대성당에 들어가 "성모 마리아님, 푸틴을 쫓아내 주세요"라는 풍자성 노래를 불렀고 러시아 검찰은 이들에게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동'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마돈나가 보수진영의 경고에도 불구, 도발적 공연을 강행하자 러시아 수뇌부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마돈나를 '창녀'라 칭하며 "창녀 출신들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도덕을 가르치려 드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외국에 나가서 더 그렇다"고 언급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의원 비탈리 밀로노프는 동성애 선전을 금지한 시 조례를 어겼다며 마돈나와 공연기획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2세 아동들까지 참석한 공연에서 마돈나가 동성애 옹호 발언을 했다"며 공연 장면을 모두 녹화했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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