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돼 사진찍기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자 사진 잘 찍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책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조리개, 셔터를 이렇게 조절하고 빛과 구도를 요렇게 맞추면 이런 멋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하는 식이다. 그대로 따라 하면 과연 좋은 사진이 나올까. 해본 사람은 알 테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기본기를 알면 그전보다 나은 사진을 찍을 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멋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순간을 포착하기란 그만큼 어렵다. 무턱대고 많이 찍어서 그 중 한 장을 건지는 궁여지책을 동원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좋은 사진을 장담할 수는 없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 필요한 건 그럼 뭘까. 블로그를 통해 자신들이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공유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셔터 시스터즈'의 사진작가 9명이 함께 펴낸 <내가 제일 아끼는 사진> 에 답이 있다. '특별한 무언가를 전달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고유한 시선 없이는 아무리 아름다운 수평선을 찍어도 영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언제 셔터를 눌러야 하는지 아는 것은 대개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지 의식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인물, 풍경, 다큐멘터리 등을 포착하는 방법을 각각 접근, 원근, 구도, 빛, 디테일 그리고 프로세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이 책은 시시콜콜한 카메라 조작법 대신 장면 포착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설명하는데 집중한다. 무엇보다 예시된 사진 자체가 어떻게 사진촬영에 임해야 할지를 잘 말해준다. 디카 촬영 실력을 좀더 갈고 닦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얼른 추천하고픈 책이다. 윤영삼 김성순 옮김. 이봄ㆍ176쪽ㆍ2만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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