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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피는 못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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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피는 못 속여

입력
2012.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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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계의 우사인 볼트'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24ㆍ케냐)가 자신이 세웠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남자 800m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루디샤는 10일(한국시간) 런던 스트랫퍼드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육상 800m 결선에서 1분40초91을 기록하며 이번 올림픽 첫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남자 800m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온 것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루디샤는 자신이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1분41초01)을 2년 만에 뛰어넘었다.

루디샤는 결선 초반부터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한 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2위를 기록한 나이젤 아모스(1분41초73ㆍ보츠와나)를 0.82초 차이로 따돌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육상 800m는 스피드와 지구력, 코스 운영 능력을 모두 갖춰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으로, 안쪽 코스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몸싸움이 심한 '전쟁터'다.

하지만 아프리카 200여 부족 가운데 가장 호전적이라는 마사이족 출신인 그는 190㎝의 장신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이 '전쟁터'에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루디샤는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남자 1,6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니얼 루디샤와 400m 허들주자였던 나오미 루디샤의 아들로, 그의 탄력성과 유연성은 스프린터 집안의 피를 이어받았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8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성인 무대 데뷔 초기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고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준결선에서 탈락하며 '쓴 맛'을 보기도 했다.

그가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로, 루디샤는 지난 2년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아홉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역대 최연소로 IAAF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도 800m 정상에 올랐다.

이날 우승 후 '세계신기록'이라는 문구를 확인한 그는 케냐 국기를 몸에 감싸고 전광판 옆에서 포즈를 취하며 포효했다.

루디샤는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깼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다려왔고, 우승한다는 것에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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